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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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기회균등’과 제일 거리 먼데” 유승민…조국혁신당 강령에 “엉뚱하다”

유승민 전 의원, MBC ‘100분 토론’서 조국혁신당 강령에 황당하다는 반응
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 5일 방송된 MBC 시사 프로그램 ‘100분 토론’에 출연해 발언을 하고 있다. MBC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MBC 시사 프로그램 ‘100분 토론’에 출연한 유승민 전 의원이 조국혁신당의 강령 중 하나인 ‘대학 입시 기회균등 보장’을 두고 “당 대표가 대학 입시 기회균등하고 제일 거리가 먼 사람이지 않나”라며 어이없다는 듯 반응했다.

 

유 전 의원은 5일 ‘100분 토론’에 유시민 전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함께 나와 4·10 국회의원 총선거 관련 여러 의견을 주고받았다. 여야 공천 갈등 분석과 어느 당에 비례대표 투표를 할지 등 민심도 논했다.

 

토론 말미 두 사람은 ‘조국혁신당의 총선 결과와 이후 당의 향배’에 관한 시민논객 질문을 받았다. 논객은 “조국혁신당이 선거에서 어떤 결과를 거둘 것으로 생각하는지 궁금하다”며 “고무적 결과를 예상한다면 그 후에 당이 나아갈 길은 어떻게 되리라 생각하나”라고 두 의원에게 물었다.

 

우선 “제가 먼저 답을 드리는 게 좋을 것 같다”며 마이크 잡은 유 전 이사장은 조국혁신당에 일종의 ‘컨벤션 효과’가 있다고 짚었다. 민주당이 진보당·새진보연합 등과 함께 구성한 비례연합정당 ‘더불어민주연합’의 비례 의석 확보를 놓고 조국혁신당과 경쟁하게 될 거라면서다. ‘컨벤션 효과’는 정치적 이벤트 후 해당 정당이나 정치인 관심도가 높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유 전 이사장은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을 지역구는 민주당을 선택할 유권자가 어느 정도 있을 거라며, 역할 분담 속 두 당이 원내에서 협력하는 쪽으로 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유 전 의원은 “(조국혁신당에서) 비례대표로 뽑히는 사람이 어떤 정치를 하느냐가 문제”라고 짚었다.

 

국회의원은 자기만의 정견이 또렷해야 하는데, ‘윤석열 정권 심판론’의 반작용으로 배지를 다는 것인지 또 하나의 진보 정당으로 조국혁신당이 나아갈 수 있을지 국민이 따져봐야 한다는 말이다.

 

대학 입시 등에서 기회균등을 강조하는 조국혁신당의 강령(빨간 네모). 조국혁신당 강령 페이지 캡처

 

이 대목에서 유 전 의원은 조국혁신당 강령 중 하나인 ‘기회균등 보장’을 언급했다.

 

조국혁신당 강령 네 번째 항목은 ‘우리는 기회균등이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행동한다’고 밝힌다.

 

강령은 “우리는 국회와 정부에 계층 이동성을 전담하는 부서를 설치, 계층 이동의 탄력성을 회복하기 위해 행동한다”며 “소득별 등록금과 장학제를 확대 강화하고, 학교 및 사회생활에서 저소득층 자녀들의 기회를 증진하기 위해 행동한다”고 선언했다.

 

특히 “대학입시를 비롯하여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직원 등 각종 선발과정에서 지역별, 소득별 기회균등 선발제를 확대하고 민간까지 확산시키기 위해 행동한다”고 알리고 있다.

 

조국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 혐의 등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이 선고되자 판결에 불복해 상고한 터다.

 

이러한 이유로 ‘엉뚱한 강령’이라는 지적에 이은 유 전 의원의 “당 대표가 대학 입시 기회균등과 제일 거리가 먼 사람”이라는 반응에 듣던 논객은 웃음을 참지 못한 듯했다.

 

유 전 의원은 “지금 정의당의 존재가 미미한데 조국혁신당이 정의당의 진보를 대체하는 당이냐(도 생각해봐야 한다)”라며 “그들이 내놓는 정책이나 국회에서 4년간 어떤 정치를 할지 생각한 후에 총선의 결과가 결정될 거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유 전 의원은 “조국혁신당 같은 당이 나와서 지지를 얻어 원내 의석을 진출시키려는 현실이 저는 너무 좀 참담하다”며 결국 말끝을 흐렸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