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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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까지 계속 '금(金) 사과'"… 내년에는 더 오른다고? [수민이가 궁금해요]

“여름용 사과를 수확하는 오는 6월까지 ‘금(金) 사과’가 계속될 겁니다.”(A대형마트 과일 바이어)

 

“과일 생육 주기가 1년 단위인 만큼 올해 수확기까지 공급이 부족합니다.”(B백화점 과일 바이어)

 

사과값이 치솟고 있다.

 

사과 가격이 크게 오른 이유는 ‘작황 부진’과 ‘판관비 상승’ 때문이다. 지난해 여름 폭염과 폭우, 우박 등 이상기후가 지속되면서 사과 농가가 전반적으로 피해를 입었다. 사과 저장창고 유지 비용과 인건비, 전기세 등이 오르면서 판관비 상승도 사과값에 영향을 끼쳤다. 연 초에 선보이는 사과는 지난해 8~10월에 수확한 사과를 저장해 놨다가 시중에 푼다.

 

과일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6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사과가 쌓여있다. 뉴스1

◆지난해 보다 100% 이상 오른 사과값

 

6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사과 도매가는 10㎏에 8만9120원, 배는 15㎏에 9만2860원으로 전년(3만9696원, 4만3072원)보다 124.5%, 115.6% 각각 올랐다.

 

최근 사과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는 것은 생산량 감소 영향이 크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사과 생산량은 39만4428t으로 2022년(56만6041t)보다 30.3% 줄었다. 지난해 생육기 집중호우와 탄저병이 겹친 데 따른 결과다.

 

각종 물가 상승에 편승해 오른 판관비도 사과값을 부추겼다.

 

연 초에 선보이는 사과는 지난해 8~10월 수확한 사과다. 사과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저장 센터에 보관, 관리를 한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수확한 사과를 수개월간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저장센터에서) 관리를 해야 하는데, 인건비와 전기세가 오르면 사과 가격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 며 “부사 사과 등 여름용 사과를 수확하기 전까지는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인건비는 전년대비 5% 가량, 전기료는 19% 가량 올랐다.

 

사과는 연 중 먹는 과일이지만 가격 변동은 생산 주기(1년)를 기준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단기간에 가격을 낮출 방법이 없다. 수입마저 금지돼 있어 매년 국내 작황에 따라 공급량과 가격이 변동할 수밖에 없다.

 

지난 3일 서울의 한 전통시장의 과일 판매대.   연합뉴스

◆재배면적 줄어 사과값 고공행진 전망

 

‘금 사과’라 불리는 사과 가격이 앞으로 더 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기후 변화로 작황이 나쁜 상황에서, 국내 사과 재배 면적까지 1년에 평균 1%씩 줄어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배면적이 줄면, 생산이 줄어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농업 전망 2024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사과 재배면적은 작년과 비슷한 3만3800㏊에서 2033년 3만900ha로 연평균 1%가량씩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2033년까지 9년 동안 사과 재배면적 2900㏊(8.6%)가 줄어드는 것으로 축구장(0.714㏊) 4000개가 사라지는 셈이다.

 

특히 성목(다 자란 나무) 면적은 품종 갱신, 노령화에 따른 폐원, 타 품목 전환 등으로 지난해 2만4000700㏊에서 2033년 2만2800㏊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목(어린 나무) 면적은 8000㏊ 수준으로 1000㏊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재배 면적 감소 탓에 사과 생산량은 올해 50만2000t에서 2033년 48만5000t 내외까지 감소할 것이라고 농촌경제연구원은 전망했다. 점진적인 생산량 감소로 1인당 사과(후지 상품) 소비량은 올해 9.7㎏에서 2033년 9.5㎏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