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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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장바구니 물가… 정부, 납품단가 204억 지원

물가 상승 폭 다시 3%대

정부, 치솟는 물가잡기 총력전
13개 품목 할인예산 15억서 ↑

‘장바구니 물가’가 다시 치솟고 있다. 지난달 사과 가격은 1년 전보다 70% 넘게 폭등했다. ‘금사과’ 대신 찾는 소비자가 늘어난 귤도 덩달아 뛰었다. 지난달 귤 가격은 80% 가까이 올라 역대급 상승폭을 기록했다. 정부는 사과 등에 대한 납품단가 지원을 확대하는 등 물가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당장 체감물가 하락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6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가격표를 보고있는 모습. 뉴시스

6일 발표된 2월 소비자물가 상승(연 3.1%)의 주범은 신선식품이었다. 지난해 10월부터 매달 두 자릿수 상승 행진을 이어오던 신선식품 지수는 지난달 20.0% 올라 3년5개월 만에 최고 상승폭을 기록했다. 특히 사과는 지난 1월에 56.8%에 이어 2월에는 71.0% 급등했다. 지난해 봄 저온 피해로 착과 수가 감소한 데 이어 여름철 집중호우, 수확기 탄저병 발생 등이 겹치면서 생산량이 30% 급감했다. 검역 문제로 수입되지 않는 만큼 가을 수확철까지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사과값이 치솟으면서 대체재인 다른 과일의 가격도 급등했다. 특히 겨울철 수요가 늘어나는 귤은 1월 들어 39.8% 올랐으며, 노지 생산량 감소까지 겹치면서 지난달에는 78.1% 상승했다.

정부는 치솟는 장바구니 물가를 잡기 위해 재정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이날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사과와 대파 등 13개 품목 납품단가 지원 예산을 15억원에서 204억원으로 확대해 유통업체 판매가격에 직접 연동되도록 하겠다”며 “참외가 본격 출하되는 4월까지 과일과 채소를 중심으로 전방위적 대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노력에도 소비자 체감물가는 쉽게 떨어지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이날 한은 본관에서 물가상황점검회의를 열고 “근원물가가 기조적으로 완만한 둔화 흐름을 이어간 가운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농산물 등 생활물가를 중심으로 높아졌다며 “농산물 등 생활물가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이어갈 수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물가 흐름은 매끄럽기보다 울퉁불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정학적 리스크, 국내외 경기 흐름, 공급 상황 등과 맞물려 물가상승률이 오르락내리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세종=안용성 기자, 박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