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심사 탈락에 반발해 이틀 연속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분신을 시도한 장일 전 국민의힘 노원을 당협위원장이 구속을 피했다.
서울남부지법 정원 부장판사(형사1단독)는 6일 장 전 위원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정 부장판사는 “피의자가 범죄사실 범의에 대해 일부 다투고 있고, 다시는 재범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다”며 “증거인멸이나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어 구속의 필요성이나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10시4분쯤 법원에 출석한 장 전 위원장은 ‘공천 과정이 부당하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노원갑은 사천(私薦)이다. 공천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특정인을 공천하기 위해 나머지 두 사람을 들러리 세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제가 가장 강력했던 후보라고 생각하는데 저를 뺌으로써 그 공천이 공정하지 않게 진행되리라 판단했다”며 “우리 정치에 여전히 썩은 뿌리들이 남아있다. 저를 통해 이런 것들이 시정되고, 저 같은 피해자가 없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국민의힘을 사랑하는 당원 입장에서 온몸을 던져 당에 의견을 얘기했다. 모든 것은 당에서 알아서 잘 판단하리라 생각한다. 공천 과정에서 모두 잘 마무리하시고 총선에서 승리하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장 전 위원장은 ‘경찰에게 휘발유를 뿌린 것을 인정하냐’는 물음엔 “제지당하는 과정에서 (휘발유가) 튀었을 뿐이다. 경찰이 무슨 죄가 있다고 제가 그러겠냐”고 부인했다.
경찰에 따르면 장 전 위원장은 지난 2일과 3일 연이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에서 분신을 시도하고 이를 말리는 경찰관의 직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 3일 경찰에 따르면 장 전 위원장은 이날 오후 2시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에서 공천 배제 결정을 한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 등과 면담을 요구하며 인화성 물질을 자신의 몸에 뿌린 뒤 15분가량 경찰과 대치 중 제압당했다. 경찰이 소화기로 불을 진화한 후 인근 병원으로 이송해 큰 부상은 입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장 전 위원장은 서울 노원갑 지역구 공천을 신청해 면접을 봤다. 하지만 노원구는 선거구 획정 과정에서 지역구가 현행 갑·을·병 3곳에서 갑·을 2곳으로 줄었고 장 전 위원장은 노원 갑·을 어느 곳에서도 경선 또는 우선 추천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중앙당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노원갑 공천을 신청했다가 떨어진 분이 이틀 연속 분신을 시도했다. 시스템 공천의 결과인건지 직접 만나 얘기를 나눌 것인지’라는 질문에 “당연히 시스템 공천의 결과”라고 말하며 “시스템 공천에 따라서 시스템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는 것도 역시 시스템 안에 있는 것”이라며 “다른 시민들을 에 빠지게 하는 행동은 절대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