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스닥 시장에서 한국거래소의 투자경고 종목 지정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초전도체 등 테마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빚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10일 거래소에 따르면 9일까지 올해 코스닥시장에서 시장경보 제도상 투자경고 종목 지정은 42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15건에 비해 2.8배 늘었다. 투자경고 종목 지정을 받은 상장사 수는 39곳이다. 이 중에는 2개월이 조금 넘는 짧은 기간에 많게는 3차례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된 경우도 있었다.
한국거래소는 소수 계좌에 매매가 집중되거나 주가가 일정 기간 급등하는 등 불공정거래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할 경우 투자주의→투자경고→투자위험 3단계로 시장에 경보를 내리는 제도를 운영한다.
투자경고 종목은 해당 종목의 당일 종가가 3일 전날의 종가보다 100% 이상 상승하거나 5일 전날의 종가보다 60% 이상 상승하는 등 비상정적인 급등세를 보일 경우 지정된다. 경고 지정 상태에서 2일간 40% 이상 주가가 상승하는 경우에는 다음날 매매거래가 정지될 수 있다.
올해 투자경고 종목 중에는 초전도체 관련 종목들이 눈에 띈다. 초전도체 대장주로 불리는 신성델타테크는 지난달 14일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된 뒤 두 차례나 매매거래 정지 예고가 발동되는 등 급등세를 이어가다가 같은 달 28일에 해제됐다. 지난해 8월에도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됐던 이 종목은 코스닥 시가총액 10위로 시총이 2조8890억원이나 된다. 상한가를 찍었다가 다음날 급락하고, 그 직후에 다시 급등하는 등 급격한 주가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씨씨에스, 서남, 다보링크 등 다수 초전도체 테마주들도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됐다. 이차전지주 전구체 기업인 에코앤드림, 엔켐, 유진테크놀로지, 광무, 신성에스티, 파워로직스 등도 이차전지 관련 종목도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됐다.
증권가에서는 초전도체와 이차전지 산업 모두 성장 가능성은 있지만 ‘테마주’로 묶인 종목들이 해당 산업이나 이슈와 직접적인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묻지마’식 투자에 대해 경계심 섞인 시선을 보낸다. 신성델타테크는 초전도체 관련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 않고 있다. 신성텔타테크는 자회사를 통해 권텀에너지연구소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초전도체 테마로 묶였다. 총선을 앞두고 정치 테마주도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돼 투자자 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금융감독원과 국가수사본부는 총선이나 정책 등에 편승한 테마주가 확산되지 않도록 ‘불법 리딩방’에 대한 암행 점검에 나서는 한편 허위사실 작성·유포, 시세조정 등 불공정 거래 혐의가 발견되면 무관용 원칙으로 엄벌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