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명령을 거부하고 있는 전공의에 대한 무더기 고발이 임박한 가운데 경찰도 수사 채비에 나섰다. 경찰은 최대 수천명을 동시에 수사하게 될 수 있다고 보고 ‘분산 수사’ 지침을 마련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 전현직 간부 5명에 대한 줄소환을 진행하는 등 관련 고소·고발 사건에 대한 수사 또한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10일 경찰에 따르면 윤희근 경찰청장은 지난 7일 주재한 전국 지휘부 긴급회의에서 “각 시도경찰청과 경찰서에서 수사를 잘 챙기고 법과 절차에 따라 단호하게 대응해달라”며 분산 수사를 지시했다. 윤 청장은 전공의 고발이 이뤄질 경우 일반 전공의는 일선 경찰서가, 주동자와 범죄 혐의가 중한 전공의의 경우 각 시도경찰청이 수사를 맡을 것을 주문했다. 경찰청 또한 각 시도청에 수사 지연이 없도록 효율적인 수사 방안을 자체 마련하라는 지침을 하달했다.
각 시도청은 산하 광역수사단과 일선서 지능팀으로 전담팀을 꾸리거나, 일선서 지능·경제팀이 합동 수사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보건복지부가 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발한 의협 전현직 간부 5명에 대한 수사 속도를 높이고 있다. 서울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지난 9일 노환규 전 의협 회장을 불러 11시간 이상 조사했다. 경찰은 노 전 회장을 상대로 전공의들의 이탈을 주문하거나 지지했는지 여부를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회장은 조사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전공의들이 사직하고 병원을 비운 이유는 정부의 잘못된 의료정책 때문”이라며 “나를 비롯한 몇몇 개인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매우 치졸한 공작”이라고 말했다.
복지부가 고발한 5명 중 경찰 조사를 받은 것은 노 전 회장이 두 번째다.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 박명하 의협 비대위 조직강화위원장,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 등 나머지 3명에 대해서는 12일 소환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경찰은 전공의 집단행동 관련 고소·고발 건에 대해 동시다발적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의협 집회에 제약회사 직원이 강제로 동원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경찰은 11일 주 위원장을 고소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전공의들이 현장에 복귀한 동료를 색출하려 한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강요, 협박, 명예훼손 등의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첩보를 수집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