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꽃 피는 봄, 여의도로 가자…‘경선 승리’ 따낸 대통령실 출신 행정관들

대통령실 행정관급 출마자 27명 중 지난 10일까지 본선 결정은 4명뿐
‘인천 연수을’ 김기흥 전 부대변인과 ‘인천 남동을’ 신재경 전 선임행정관은 경선 승리
지난 10일 국민의힘 인천 남동을 신재경 후보(왼쪽에서 세 번째)가 사무실 개소식에서 지지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신재경 후보 측 제공

 

용산 대통령실이라는 온실을 떠나 국민의힘 예비후보로 총선에 나선 행정관들의 본선 진출 비율이 10%대로 나타나면서, 꽃 피는 봄 여의도 입성을 갈망하는 ‘정치 신인’의 혹독한 신고식이 치러지고 있다. 대통령실 후광이 사실상 없다는 분석인데, 어느 인물이 끝까지 살아남아 배지를 달지 주목된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통령실 행정관급 출마자 총 27명 중 전날까지 본선행이 결정된 건 인천 연수을에 출마한 김기흥 전 대통령비서실 부대변인과 서울 중랑을에 나선 이승환 전 행정관, 경북 경산에 출마한 조지연 전 행정관, 인천 남동구을에 도전장을 낸 신재경 전 선임행정관 4명으로 이날까지 생존율은 15% 정도다.

 

이 중 경선 승리로 본선에 오른 이는 김 전 부대변인과 신 전 선임행정관 2명이다.

 

앞서 지난 1월22일 출마를 선언한 김 전 부대변인은 경선에서 민현주 전 의원을 상대로 승리했다.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출마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은 국민이 선택한 윤석열 정부를 번번이 발목잡기 일쑤”라면서 그는 “거대 야당은 국회에서 자신의 특권 지키기에만 급급하고 민생 법안은 외면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었다.

 

김 전 부대변인은 19년간 KBS 기자로 재직하다 2021년 6월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준비할 당시 캠프에 합류했으며, 대선 때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수석부대변인을 지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대변인, 대통령실 부대변인으로 근무하다 지난해 11월 사직하고 총선 출마를 준비해 왔다.

 

김 전 부대변인은 복합상업시설 개발, 화물차 전용도로 분리 신설, GTX-B 노선 신속화 추진, 학교 근거리 배정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김기흥 국민의힘 인천 연수을 후보(왼쪽)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기념 사진을 첨부해 지난 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의 일부. 김기흥 후보 페이스북 캡처

 

신 전 선임행정관은 경선에서 고주룡 전 인천시 대변인을 꺾고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인하대학교 사범대학 부속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숭실대를 나온 신 전 행정관은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전문위원으로 근무했고, 선임행정관을 거쳐 여의도 입성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 10일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신 전 행정관은 “거대 야당 민주당의 폭주로 윤석열 정부가 정책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며 출마 결심 이유를 밝히고, “민주당에 빼앗긴 남동의 봄을 되찾겠다”는 각오를 다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개소식에는 인천 중구·강화·옹진군에 출마한 같은 당 배준영 후보와 김 전 부대변인 등이 참석해 힘을 보탰다.

 

신 전 행정관은 지역구 내에 위치한 남동국가산업단지와 관련한 자유경제구역 지정, ESG 경영지원 확대를 비롯해 민간 어린이집과 사립유치원 교사 처우 개선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공약을 내걸고 있다.

 

조 전 행정관은 국민의힘 텃밭인 경북 경산에 단수공천을 받았지만 내리 4선을 지낸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무소속 출마를 결정하며 힘든 싸움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허청회 전 행정관은 경기 포천·가평에서 5자 경선을, 김영삼 전 대통령의 손자인 김인규 행정관은 부산 서구·동구에서 3자 경선을 앞두고 있다.

 

행정관급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된 인원은 6명이며 공천에서 탈락한 후보는 12명이다.

 

여명(서울 동대문갑)·김성용(송파병)·이동석(충북 충주)·최지우(제천·단양)·김찬영(경북 구미갑) 전 행정관 등이 경선에서 잇따라 고배를 마시면서, 정치 신인 행정관들이 전·현직 의원과 당협위원장 등의 강한 인지도과 조직력에 대응하기는 힘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뉴시스에 “당의 공천에 윤심(尹心)이라는 후광이 없었다는 증거 아니겠냐”면서도 “공천이 거의 종료된 상황에서 이젠 많은 이들이 생환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