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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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10주년, 이준석 선장의 반성과 속죄의 심정

이 선장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
지난 2015년 재판받고 있는 세월호 이준석 선장. 뉴시스

 

세월호 참사의 책임자 중 한 명이었던 이준석 선장이 수감 중 그의 잘못을 인정하고 속죄의 심정을 밝혔다.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이 선장은 면회 자리에서 그의 죄를 거듭 인정하며 유족에게 깊은 사과의 마음을 전했다.

 

11일 뉴시스·장헌권 광주 서정교회 목사에 따르면 이 선장은 지난 7일 오후 순천교도소를 찾아온 장 목사와 15분 동안 면회하며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이 자리에서 이 선장은 세월호 참사 관련 자신의 큰 잘못을 인정하며 유족에게 깊은 사과의 뜻을 표명했다.

 

이 선장은 면회 자리에서 ‘큰 잘못을 저질렀다’며 유족을 향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나아가 ‘큰 잘못을 저질렀다’며 ‘가슴 아프게 한 분들을 있게 해서 나도 가슴이 아프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을 향해서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자다가도 일어나서 눈물이 나온다. 유족을 향해 차마 고개를 들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 목사는 영치금과 과자, 자신이 쓴 시집을 건네고 돌아왔다.

 

이 선장과 장 목사는 2018년 동안 5차례에 걸쳐 옥중 서신을 주고받았는데 서신에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속죄와 사죄의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참사 관련 이 선장이 분명한 잘못 인정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장 목사는 이 선장이 향후 만남에서 참사와 관련된 분명한 진실을 밝혀주길 바라며, 이를 통해 유족의 한이 풀리길 기대했다.

 

장 목사는 “지난 2018년 1월 면회 이후 처음이다. 당시 얼버무렸던 것과 비교해 이번 만남에서는 ‘잘못했다’는 취지의 대답을 분명하게 했다”며 “막연한 참회로는 유족의 한이 풀리지 않을 것이다. (이 선장이) 향후 만남에서는 참사와 관련된 분명한 진실을 밝혀주길 바란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세월호 참사는 10주기를 맞는 오늘날까지 진상규명 답보 상태다. 올해는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을 비롯해 안전 관련 기구 설치의 원년이 되길 바란다”며 “별이 된 아이들과 유족을 향해 힘을 보태달라”라고 간곡히 요청했다.

 

이러한 진실과 반성의 메시지가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과 유족의 슬픔을 달래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