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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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원들 “여전히 높은 물가, 금리인하 서두를 요인 없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들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하면서 여전히 높은 물가 수준과 가계부채 등을 이유로 금리인하를 서두를 요인이 크지 않다고 결론 내렸다. 다만 일부 위원은 “긴축 지속의 위험이 점차 커지고 있다”며 금리 인하 검토의 필요성을 간접적으로 주장했다.

 

한은이 12일 공개한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2월 22일 개최) 의사록에 따르면 한 위원은 “물가가 기조적으로 둔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나 여전히 목표 대비 높고, 향후 물가 경로의 불확실성도 적지 않다”며 “반면 올해와 내년 성장이 잠재성장률 수준 또는 그 이상의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현재 상황에서 금리 인하를 서두를 요인이 크지 않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한 위원은 “높은 (수준의) 가계대출은 국내 경제에 큰 부담 요인으로, 최근 그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으나 수준 자체가 높아 향후 기준금리의 피벗(전환) 시점 결정에 있어 주택 가격과 함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6명 중 3명의 위원이 ‘긴축 완화’ 또는 ‘피벗’(통화정책전환)에 대한 조건을 언급하며 향후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논의에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A 위원은 “내수 부진 등에 따라 물가 상승 압력이 소폭 약화하면서 긴축 완화의 위험이 다소 감소했다고 평가하는바, 향후 물가와 경제 흐름 그리고 국내외 금융 상황을 지켜보면서 완화 시점을 적절히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B 위원은 “앞으로의 물가 전망을 감안하면 2분기 이후 실질 기준금리가 중립금리 수준을 상회하면서 민간 수요를 제약하는 정도가 커질 것”이라며 “물가가 전망 경로를 따라 목표 수준으로 수렴해 가는 것이 충분히 확인되는 시점에서 긴축 기조의 완화를 시작할 수 있고, 이 경우 부채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거시 건전성 정책과의 조율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다른 위원은 “단기금리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등 금융시장의 전반적인 유동성 상황이 양호한 덕분에 부동산 PF 부실 확산에 대한 우려는 다소 완화됐지만 관련 리스크는 여전히 잠재하고 있고 은행 및 비은행 금융기관의 연체율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어 긴축지속의 위험이 점차로 증가하고 있다고 판단한다”면서 “향후 취약부문의 문제가 금융시장 전체의 불안정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미영 기자 mypar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