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을 한 달여 앞두고 ‘당선 축하 파티’를 했다는 논란을 빚은 국민의힘 박덕흠(보은·옥천·영동·괴산) 의원이 “죄송하다”면서도 “선거법 위반 행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시민단체 등은 총선 후보 사퇴를 촉구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엄중 경고에 나섰다.
박 의원은 12일 충북도청에서 취재진과 만나 “선거를 앞두고 이런 일이 생겨 송구스럽고 죄송하다”면서도 “외부에 알려진 내용은 상당 부분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앞서 박 의원은 경선 확정 이틀 뒤인 지난달 27일 옥천군 한 식당에서 지역주민 모임에 참석한 것이 문제가 됐다. 당시 지지자 모임 자리에 ‘축 당선 4선 박덕흠’이라고 적힌 케이크가 준비돼 사실상 당선 축하 파티를 열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이 모임에 지역구 소방공무원 등이 참석해 관할 선거관리위원회와 소방본부는 선거법 위반 등을 조사하고 있다.
박 의원은 “문제가 된 모임은 나와 무관한 오래된 지역 모임이었다”며 “선거철에는 이곳저곳에서 참석해 달라는 모임이 많은데, 해당 모임 역시 어떤 모임인 줄도 모르고 지인의 요청에 따라 참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모임에선 국민의힘 공천 확정을 축하한다며 케이크를 준비했고 촛불을 끄면서 케이크 문구를 보고 당황했으나 즉석에서 거절할 수 없었다”며 “케이크는 단순한 공천 축하였기 때문에 문구가 부적절하니 좋은 일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만 받겠다며 준비한 당사자에게 돌려줬다. 총선에 임하는 후보로서 공직선거법상 위반이 될 만한 행동은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번 일로 중앙당으로부터 엄중 경고를 받은 것에 대해선 “경고받을 만하다. 더 세밀하고 신중하게 행동했어야 하는데, 경솔한 부분이 있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더 낮고 겸손한 자세로 선거에 임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이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출근길에서 “여기 있는 모두가 국민 사랑을 받기 위해 절실히 뛰고 있다. 그런 행태를 보이면 절대로 안 된다”며 “공개적으로 엄중히 경고한다”고 지적했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박 의원의 총선 후보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경솔했던 지지모임의 파티도 문제지만 호응하고 즐긴 박 의원은 선출된 공인으로 해서는 안 될 일을 벌인 것”이라며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이 국익에 반하고 반시민 정책을 펼쳤으며 국회의원 신분으로 사익을 취한 의혹이 여전히 문제가 되고 있다. 그럼에도 반성이나 사과 없이 또다시 출마한 박 의원은 심판받아 마땅하다”고 했다.
민주당 충북도당은 전날 성명에서 “본선거를 치르기도 전에 엽기적인 당선 축하 파티부터 즐기는 박 의원의 행동은 투표할 권리를 가진 유권자를 철저하게 무시하고 우롱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한편 박 의원은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 제한 규정을 위반한 혐의로 선관위로부터 검찰에 고발당했다. 선관위에 따르면 박 의원은 보좌관 A씨와 함께 지난해 12월3일 보은군에서 출판기념회를 하면서 참석자들에게 전문가 수준의 마술 공연 등을 무료 제공하는 방법으로 기부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