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기 중심 미래 전장 대비와 항공 산업 생태계 조성을 통한 직·간접 경제효과 유발을 위해 첨단 항공엔진 개발 기술 확보가 필수라는 업계 제언이 13일 나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날 첨단 항공엔진을 포함한 가스터빈 엔진을 정부가 12대 국가전략기술과 신성장원천기술로 선정한 만큼 항공엔진 기술이 미래 방위산업을 이끌 핵심 기술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고 밝혔다.
앞서 방위사업청은 지난해 12월 첨단 항공엔진 개발을 위한 개념연구 착수를 발표했다. 방사청은 2030년대 중후반까지 국산 전투기에 장착할 수 있는 1만5000lbf급 터보팬 엔진 개발을 완료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lbf는 엔진 출력의 단위로 1만lbf 이상은 제트기 급으로 분류된다.
방사청은 10년 이상 연구개발에 5조원 이상을 투입해 2030년대 중후반쯤 국산 전투기에 적용할 엔진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국내 유일하게 항공엔진을 생산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이 개념연구를 수행 중인데, 미국 등에 의존하는 전투기 엔진을 국내에서 개발하면 수출 확대를 통한 한국의 미래 산업으로 육성해나갈 수 있다고 사측은 본다.
항공엔진을 개발할 수 있는 기술력은 미국과 영국·프랑스 등 일부 선진국만 보유 중이며, 국내 업체들은 면허생산 등으로 항공기용 가스터빈 엔진 일부 부품 제작 기술을 축적하고 있다. 독자적으로 항공엔진을 설계·제작할 수 있는 기술은 부족한 실정이다.
한국형 전투기 KF-21에 탑재되는 엔진을 미국 GE사의 라이선스를 활용해 제작 중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오는 4월 엔진 1만대 누적 생산을 달성하게 된다.
이광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항공사업부장(전무)은 “무인기 중심의 미래 전장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독자적인 전투기 엔진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인기에 탑재되는 엔진은 미사일 기술통제체제(MTCR), 국제무기거래규정(ITAR), 수출관리규정(EAR) 등 각종 규제에 따라 수출입이 엄격히 통제되므로 독자 개발 필요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전투기 엔진 기술 확보는 관련 산업 전반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첨단 항공엔진 개발 성공 시 국내 약 100개 업체가 수입하던 부품을 자체 생산할 수 있고, 독자적인 엔진 정비도 가능해진다. 민간 항공기와 해양·발전 등에 적용할 수 있는 파생형 엔진 분야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하면 직·간접적인 경제효과는 2040년 이후 연간 수십조원에 달할 것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추정하고 있다.
전 세계 주요 국가들도 독자 엔진 개발 경쟁 중이다. 일본과 중국은 정부의 강력한 지원으로 독자 엔진 개발을 사실상 성공했으며, 튀르키예도 최근 GE사의 F-110 엔진을 장착한 5세대 전투기의 첫 시험비행에 성공했고 2028년에는 자체 엔진을 생산할 계획이다. 여기에 일부 선진국들이 6세대 전투기 개발 경쟁에도 뛰어들었는데, 6세대 전투기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자율화·유무인 복합운용·레이저 무기 탑재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적용되는 만큼 고성능 엔진이 요구된다.
이 사업부장은 “첨단 엔진 개발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6세대 전투기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엔진 확보”라며 “앞으로 규격시스템, 소재 데이터베이스 등을 빠르게 확보해 선진국과의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