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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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소에서 봤는데”…발렌시아가 400만원대 ‘테이프 팔찌’ 시끌

14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발렌시아는 최근 2024 F/W 컬렉션을 열었다. ‘무질서’라는 주제로로 열린 이번 컬렉션에서 가장 눈길을 끈 건 바로 ‘테이프 팔찌’였다. 해당 팔찌 가격은 3000유로(약 430만원)로 알려졌다.

 

발렌시아가의 '테이프' 팔찌. 사진=틱톡 갈무리

하지만 해당 제품 디자인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동네 철물점이나 문구용품점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투명 테이프와 외관이 비슷했기 때문. 해당 제품은 실제 투명 테이프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다른 점은 제품 안쪽에 접착제’라는 문구와 더불어 발렌시아가 로고가 박혀 있다는 것이다. 

 

해당 제품을 본 누리꾼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는 “기발한 아이디어”, “발렌시아가 다운 참신한 아이템” 등 긍정적인 반응과 “가난 코스프레냐”, “이젠 재미로 매번 출시하네” 등 비판의 목소리가 공존했다. 

 

발렌시아가가 2024 F/W 컬렉션에서 선보인 테이프 모양 팔찌. (사진=발렌시아가)

발렌시아가가 독특한 디자인으로 주목을 받은 건 처음이 아니다. 그동안 쓰레기봉투 모양 파우치, 타월 모양의 스커트, 감자칩 과자 봉지 모양 클러치 백 등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제품에서 착안한 패션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2022년 F/W 컬렉션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쓰레기봉투’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조지아 출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뎀나 그바살리아의 성장기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트래시 파우치(Trash Pouch)’는 쓰레기봉투와 똑닮은 디자인으로 화제를 모았다. 당시 트래시 파우치는 소가죽 소재로 약 1890달러(한화 약 248만원)에 출시됐다.

 

쓰레기 봉투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쓰레기 파우치(Trash Pouch)’. 발렌시아가 홈페이지

또 같은 해에는 해지고 더러워진 1850달러(한화 약 243만원)짜리 운동화 ‘파리 스니커즈’를 출시해 일부 누리꾼에 ‘가난 코스프레’라는 혹평을 받기도 했다. 

 

2023년 컬렉션에는 1800달러(약 257만 원) ‘감자칩 클러치백’을 내놓았다. 미국의 유명 감자칩 브랜드 ‘레이즈(Lays)’의 봉투 디자인을 그대로 프린트한 이 클러치 백은 오리지널 향과 매운 ‘발렌시아가’ 향의 두 가지 버전으로 출시됐다. 두 제품 모두 앞면에 발렌시아가 브랜드가 표시돼 있고, 내부 사용된 안감을 통해 감자칩 특유의 외관을 재현했다. 

 

레이즈 감자 칩의 디자인을 그대로 가져온 발렌시아가 클러치 백. 발렌시아가 홈페이지

2024년 봄 컬렉션에서는 허리춤에 수건을 두른 듯한 모양의 ‘타월 스커트’를 내놓았다. 가격은 약 115만원이었다. 

 

2017년에는 커다란 블루 백인 캐리 쇼퍼 백을 선보인 바 있다. 당시 양가죽과 송아지 가죽으로 제작된 캐리 쇼퍼 백은 200만원대에 출시됐으나 일부에선 이케아의 장바구니로 알려진 1000원대 프락타 백을 연상케 한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