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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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책] 불로소득 자본주의 시대 외

불로소득 자본주의 시대(브렛 크리스토퍼스, 이병천·정준호·정세은·이후빈 옮김, 여문책, 4만5000원)=스웨덴 웁살라대 교수(사회경제지리학과)인 저자는 불로소득이 “혁신을 짓누르고 자본주의 경제의 역동성을 억누르며, 우리 사회에서 불평등을 야기하는 주요한 메커니즘”이라며 현 상황을 비판적으로 들여다본다. 토지 외에 금융, 자연 자원, 지식재산(IP), 플랫폼, 외주화 계약, 인프라 등을 폭넓게 다루면서 문제점은 무엇이고, 자본주의가 종말을 맞지 않으려면 어떤 길로 나아가야 하는인지 짚는다.

세상을 묻는 너에게(유범상, 유기훈 그림, 마북, 1만9000원)=사회복지, 노동정치, 시민운동 등을 연구해온 유범상 방송통신대 교수가 자본주의의 역사를 시민의 시각으로 재구성했다. 쥐, 고양이, 여우, 호랑이, 양 등 다양한 동물을 등장시키고 두더지 ‘로즈’와 그의 아버지를 화자로 삼아 딱딱한 역사를 흥미롭게 들려준다. 인클로저 운동에서부터 프랑스 대혁명, 러다이트운동, 제3의 길, 신자유주의 등 자본주의 역사의 주요 흐름은 물론 코로나19가 유행한 2020년대의 상황까지 여러 주제를 다룬다.

위대한 수사학 고전들(한국수사학회, 을유문화사, 4만2000원)=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등 서양의 주요 철학자부터 오늘날까지 수사학을 만들어낸 동·서양 고전 20편을 정리했다. 수사학은 단순히 말을 꾸미고 그럴싸하게 포장하는 것을 넘어 사상이나 감정을 효과적으로, 또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도록 연구했다.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이런 능력을 신의 선물이라고 말했다.

스피노자의 에티카(베네딕투스 데 스피노자, 필립 아마도 각색·그림, 조현수 옮김, 이숲, 2만원)=17세기 네덜란드 철학자 스피노자의 대표적인 저서 ‘에티카’를 만화로 만난다. 원저는 라틴어로 쓰였다. 행복과 지성, 감정 등에 대해 다룬 철학적인 내용이라 어렵기로 유명한 철학서. 이처럼 까다로운 철학을 그림으로 쉽게 풀어내고, 곳곳에 ‘일타 교수의 한마디’라는 해설을 달아 읽기 쉬운 이야기로 만들었다.

그 개의 이름은 아무도 모른다(가에쓰 히로시, 염은주 옮김, 북멘토, 2만2000원)=일본이 남극 탐사를 위해 파견한 첫 월동대는 1958년 2월 썰매를 끌던 개 15마리를 묶어두고 쇼와 기지를 떠난다. 예정됐던 2차 월동대의 투입이 좌절되면서 개들은 쇠사슬에 묶인 채 극한의 추위 속에 남겨진다. 그로부터 약 1년 뒤인 1959년 3월 3차 관측대가 파견된다. 이들은 개가 전부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놀랍게도 두 마리가 살아 있었다. 썰매 개 두 마리는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나, 블루칼라 여자(박정연, 한겨레출판, 1만8000원)=사무직 대신 일명 ‘노가다’라 불리는 현장에 뛰어든 여성들의 일과 인생을 생생하게 담은 책. 현직 기자인 저자가 화물차 기사·용접공·목수·주택수리 기사 등 남성들만 가능할 것 같았던 직군에서 온갖 차별을 겪으면서도 ‘험한 일’을 해내는 자부심으로 살아온 여성들의 삶과 사연을 취재해 기록했다.

월급쟁이로 살 때는 미처 몰랐던 것들(최성락, 월요일의꿈, 1만8800원)=대학에서 경제학과 경영학을 가르치던 교수가 3년 전 만 52세에 사표를 던지고 파이어족이 됐다. 2년간 파이어족으로 산 그는 자산가들에게 일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란 점을 이제서야 깨달았다고. 세상을 보는 새로운 눈을 갖게 됐다는 점만으로도 파이어족의 삶에 만족한다고.

기발해서 더 놀라운 의학의 역사(리처드 홀링엄, 서정아 옮김, 지식서가, 2만2000원)=고대부터 현대까지 의학의 빛나는 발전을 이끈 괴짜 의사들의 활약상을 재기발랄하게 풀었다. 외상외과, 심장외과, 성형외과, 이식외과, 신경외과의 발전을 이끌어낸 사건들을 엿볼 수 있다. 2세기 로마시대 검투사의 주치의였던 갈레노스가 동물해부를 했을 때부터 16세기 프랑스 의사 파레가 혈관을 묶는 기술을 개발하기까지 시대를 앞서간 의학자들의 고뇌가 담겨 있다.

건축의 형태는 시대를 반영한다(양용기, 크레파스북, 2만2000원)=문외한이 각종 건축 양식을 알기는 어렵다. 이 책은 고대 이집트의 피라미드부터 현대건축까지 시대순으로 건축양식을 소개한다. 피라미드가 왕의 무덤인지 건축물인지, 그리스의 완벽한 신전에 필요한 세 가지는 무엇인지, 로마가 아치를 어떻게 활용했는지를 들여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