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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방미 2억 쓴 與, 장외투쟁 6억 쓴 野… 여성정치발전비는 여전히 ‘찬밥’

세계일보, 양당 회계보고서 분석해 보니

민주, 여론조사 13억 등 2023년 58억 써
與는 당사 매입 대출이자 6억 등 63억

10% 지출 배당된 여성정치발전비
대부분 女당직자 인건비로만 사용

지난해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밖 ‘장외투쟁’에 최소 6억2000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국민의힘은 김기현 당시 대표 등의 미국 방문에 2억여원을 썼다. 

 

세계일보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입수한 두 정당 중앙당 지난해 회계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다. 정당은 당비와 후원회 기부금 등에서 지역시도당 지원금과 사무실·설치 운영비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조직 활동비 등 정치자금으로 쓴다. 경상보조금은 주로 인건비로 쓰였다.

지난 2023년 2월 17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들이 ‘윤석열 정권 검사독재 규탄대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지난해 58억4207만원을 정치활동비로 썼는데, 이 중 장외투쟁 관련 비용만 6억원이 넘었다. 지난해 2월13일 ‘윤석열정권 민생파탄 검찰독재 규탄대회’ 명목으로 5787만원을 지출한 것을 시작으로 4∙7월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범국민대회’, 9월 ‘윤석열정권 폭정 저지 민주주의 회복 촛불문화제’, 10월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 중단 범국민대회’ 등에 총 6억2793만원가량이 쓰였다. 여기엔 ‘원전오염수 방류 저지대응단 현장시찰’ 등 의원단 출장 비용도 포함됐다. 회계보고서에 따르면 오염수 방류 항의 및 국제 여론전을 위해 일본·미국·유럽 등으로 출국한 비용은 4차례에 걸쳐 6979만원가량이 쓰였다.

 

국민의힘은 62억6862만원을 정치활동비로 썼다고 신고했다. 이 가운데 지난해 6월 ‘대표단 미국 방문 소요비용’으로 경비 잔액 반납분 포함 2억420만원을 썼다. 당시 국민의힘은 한·미동맹 70주년 및 윤석열 대통령 국빈 방문 이후 후속 조치 등을 위한 명목이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당사 매입에 필요한 대출금 이자를 갚는 데에는 5억9344만원을 지출했다.

 

양당은 여론조사에도 적잖은 돈을 썼다. 민주당은 정기 여론조사, 총선 대비 여론조사 등에 총 13억2611만원을 썼다. 같은 기간 국민의힘은 9억6469만원을 사용했다.

민주당의 경우 올해 총선 대비 여론조사를 수차례 실시했다. 6월 7일 총선 대비 정치지형 ARS조사에 가상번호 확보비용을 포함 2575만원을, D-1년 대비 전국유권자 인식 조사에 1500만원을 썼다. 7월 5일에는 정치 쇄신 관련 여론조사를 했다. 8월에는 당 혁신과 관련, 엠브레인퍼블릭과 티브릿지 두 업체에 의뢰, 각각 4400만원과 3870만원을 지출했다. 12월에는 현역 의원 다면평가에 1980만원, 비례대표제 관련 당원∙국민 여론조사에 1억1930만원, 현역 의원이 대상인 선출직공직자평가를 위한 여론조사에 7억9990만원을 썼다. 

 

국민의힘의 경우 대부분 연말 당협위원회 평가 여론조사에 많은 돈이 들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12일 여의도리서치에 총 7억원을 지불했고, 여론조사 관련 가상번호 발급에만 1억1032만원을 썼다. 같은 달 경기권 지역에서 ‘서울 메가시티‘에 대한 여론조사를 한 것이 눈에 띄었는데 에이스리서치와 피앰아이라는 회사에 각각 3480만원, 2420만원을 지출했다. 민주당은 이와 관련 엠브레인퍼블릭에 700만원을 지출했다.

 

양당 혁신위가 치른 비용도 차이가 났다. 두 달 남짓 활동한 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의 경우 청년좌담회, 청년자문단모집, 전국순회간담회, 당 혁신 인식조사를 위한 여론조사 비용 등으로 총 2억570만원을 썼다. 역시 두 달여 활동한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는 회의 지원과 혁신위원 활동비, 백보드 제작비 등으로 3291만원을 지출했다.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이 지난해 7월 12일(현지시간) 워싱턴 D.C를 방문 중인 김기현 당시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방미 대표단에 북한 ICBM 관련 긴급 브리핑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제공

각 당 여성정치발전비는 여전히 찬밥 신세였다. 정치자금법상 경상보조금을 받은 정당은 보조금 총액 중 10% 이상을 여성정치발전비로 써야 하지만, 용처가 구체적으로 규정되지 않아 대부분 여성 당직자 인건비로 지출되는 실정이다. 해당 항목에서 국민의힘은 21억8981만원을 써 10%(20억2334만원) 규정은 맞췄지만, 주로 여성 당직자 급여였다. 민주당 중앙당은 지역위원회별 여성위 공모사업 운영경비, 젠더폭력신고상담센터 경비, 여성정치 참여확대위원회 경비, 여성∙남성 유권자 의식 조사 등에 사용했지만, 14억7137만원을 쓰는 데 그쳐 규정된 10%(22억3427만원)에 미달했다. 이와 관련 선관위는 세계일보에 “민주당 각 시도당이 여성정치발전비 7억9000만원 가량 추가로 지출, 총액 22억6406만원 정도 된다”며 “10%를 충족한다”고 알려왔다. 

 

이외에도 민주당은 지난해 ‘나의민주당’ 런칭 캠페인 용역 착수금으로 3억800만원을 지불했다고 밝혔다. 또 민주당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소추 법률 자문경비 등으로 1억2430만원 가량을 지출했다.


김현우∙김병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