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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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0’ 관절전문 부평힘찬병원 가보니… 진료 접수부터 검사·수술, 재활까지 원스톱 [르포]

오전 8시 일과 본격적 시작, 해마다 4000건
치료 소요시기 2∼3주 대폭 줄여 만족도 ↑

지난 15일 오전 7시30분 인천시 부평구 장제로 부평힘찬병원 5층의 한 통제구역. 30분 뒤부터 시행될 70대 환자의 무지외반증 수술을 앞두고 담당 의료진들이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김유근 병원장이 집도를 맡고 그의 옆에서 각종 기구를 건네주는 스크럽 간호사(Scrub nurse)와 어시스턴트 등 모두 3명이 팀으로 투입됐다. 엄지발가락이 두 번째 쪽으로 심하게 휘어지며 관절이 튀어나오는 무지외반증은 커다란 통증을 유발한다. 잠시 뒤 김 병원장의 신호와 환부 인근 절개 등 본격적인 절차가 시작됐다. 그렇게 1시간가량이 흘러 오전 9시 이날의 첫 일과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비슷한 시간 옆 공간에서는 80대 어르신의 뼈와 뼈 사이 연골 손상으로 발생한 무릎 관절염에 대한 로봇인공관절 수술이 진행되고 있었다. 김 병원장은 오전에만 2건의 집도를 추가적으로 마쳤다.

 

부평힘찬병원 의료진이 말기 퇴행성 무릎 관절염 환자에게 로봇인공관절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힘찬병원 제공

상원의료재단 부평힘찬병원은 관절을 특화분야로 다룬다. 해당 질환·진료과목의 전문성과 역량을 갖춰 2011년 보건복지부 1기 전문병원으로 지정된 후 2∼4기에 이어 올해까지 향후 3년(2024∼2026년)간 5기에도 재차 선정됐다. 인천 유일 5회 연속으로 명단에 들어갔다. 전문병원은 중소병원을 육성해 대형병원으로 환자 쏠림 완화에 더해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취지다.

 

이 같은 입소문을 타고 전국에서 발길이 몰린다. 무릎·어깨 관절경을 비롯해 인공관절치환술 등 해마다 약 4000건의 수술이 이뤄진다. 총 152개의 병상은 평균적으로 70% 넘는 가동률을 보인다. 관절을 포함해 척추질환의 진료 실적과 성과는 단연 국내 선두라고 자부한다. 전문 간호인력이 간병·간호 통합서비스를 제공해 별도 간병인을 두거나 보호자가 돌보지 않아도 된다.

 

정형외과·신경외과·내과·마취통증의학과·영상의학과·재활의학과에 의사 17명과 간호사 80여명, 조무사 30여명 등 130여명의 의료진이 아픈 이들을 치료하며 보살핀다. 당연히 대학병원에 배치되는 전공의는 없다. 대신 어시스턴트가 이 역할을 대신한다. 그렇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의료 공백은 없다.

 

3차로 분류되는 상급종합이 아닌 2차에 속해 접근성은 좋고, 비용이 더욱 합리적이다. 김 병원장은 “환자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 진료 접수에서 수술 또는 시술, 물리·재활치료, 퇴원에 이르는 과정이 2∼3주면 모두 마무리된다”며 “특별한 합병증만 나타나지 않는다면 모두 밝게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다”고 소개했다.

 

반면 대학병원에서는 심하게 손상된 무릎의 인공관절 처치를 받으려면 최소 3개월, 그 이상 시간이 소요될 수도 있다. 부평힘찬병원은 이런 불편함을 해소하며 우리 일상의 주치의로 다가섰다. 하지만 시급히 개선해야 할 문제도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수가를 꼽는다. 병원 규모에 따라 적용되는 탓에 상급종합보다 현저히 낮다.

 

그럼에도 관절 분야의 전문성과 첨단 장비를 보유한 이곳 의료진들의 자부심만은 남다르다. 힘찬병원 관계자는 “환자 상태에 맞는 최적화된 치료법을 연구하고 최고의 결과를 내고자 한다”면서 “풍부한 임상 성과를 통해 중앙부처 등 대외적으로 실력을 인정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