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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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잇단 산불에 반려동물로 인한 화재도…봄철 ‘화재 주의보’

관내 화재 발생 현황 분석…10건 중 3건 ‘3월’ 집중

주말인 16일 오후 2시28분쯤 전북 임실군 청웅면 향교리 한 야산에서 불이 나 2시간36분 만에 진화됐다. 불이 나자 산림 당국은 진화헬기 12대와 차량 15대, 진화대원 등 인력 148명을 동원했다. 소방 당국은 벌채지 작업장에서 산불이 발화한 것으로 보고 감식반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상황을 조사 중이다. 앞서 지난 15일 오후 3시45분쯤에는 장수군 장계면 오동리 야산에서 불이 나 산림 0.02㏊를 태우고 20분만에 진화됐다. 진화에는 진화헬기 2대 등 장비 17대와 인력 80명이 투입됐다.

 

반려동물에 의한 화재도 발생했다. 지난 12일 전주시 완산구 한 원룸에서는 집주인이 외출한 사이 주방 전기 레인지에서 불이 났다. 다행히 불은 저절로 꺼졌지만, 레인지와 주방후드, 가재도구 등이 소실됐다. 소방당국은 고양이가 발바닥으로 레인지 전원 버튼을 밟아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화인을 조사 중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는 전국 산불재난 국가 위기경보를 ‘주의’로 상향 발령했고 전북도는 봄철 화재 예방을 위해 오는 5월말까지 3개월간 화재 예방 활동에 돌입했다.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9∼23년) 관내 화재 발생 현황을 분석한 결과, 봄철이 3413건(31.9%)으로 가장 빈발했다. 봄철은 큰 일교차와 낮은 습도, 강한 바람 등 계절적 요인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3월과 4월이 1299건, 4월 1133건으로 가장 많았다.

 

봄철 화재로 인해 24명이 숨지고 89명이 부상하는 등 총 11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재산 피해도 302억여원으로 1년 중 가장 컸다. 화재 원인은 부주의가 2170건(63.6%)으로 가장 많았고, 전기적 용인 541건(15.9%), 기계적 용인 293건(8.6%) 순이었다. 부주의 중에서는 쓰레기 소각이 605건(27.9%)으로 가장 많았다. 화재 장소는 야외·도로(1011건), 주거시설(690건), 산업시설(431건) 순으로 나타났는데, 야외·도로의 경우 봄철이 다른 계절에 비해 화재 발생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이에 전북소방본부는 봄철 대형 화재 예방과 인명 피해 제로화를 위해 9개 중점 과제, 18개 추진 대책을 시행한다.

 

해빙기를 맞아 지역 축제·행사장에 대해서는 사전 안전 점검을 통해 화재 위험요인을 제거하고 소방관서 원거리 농촌마을에는 ‘마을담당제’를 둔다. 마을 담당제는 읍면 단위로 2개조씩 편성해 야외 소각 시 안전수칙 준수 당부, 산림 인접 지역 소각 행위 계도, 들불 화재예방 순찰 등을 한다. 자력 대피가 어려운 요양원·요양병원 254개소에 대해서는 합동 소방훈련을 통해 자위소방대 역량을 강화해 초기 대응력을 높인다.

 

주낙동 전북소방본부장은 “봄철은 큰 일교차와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대형 화재 발생 위험성이 높은 만큼 화재 예방을 위해 각별히 주의해 줄 것”을 당부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