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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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정부 코로나19 대책 예산 최소 1조4000억원 부정·낭비"

2022년도까지 일본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쓴 예산 중 적어도 1600억엔(약1조4000억원)이 부적절하게 지급됐다고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아사히가 회계검사원, 회계검사원의 지적을 받은 성청(省廳) 및 지방자치단체의 조사 결과를 자체 분석한 결과다.

 

18일 아사히에 따르면 부정이나 낭비가 있어 부적절하다고 인정된 사업은 지난달 기준 51개로 총액은 1600억엔에 달했다. 일본 정부는 지금까지 코로나19 대책으로 100조(약 893조원)을 책정해 왔다. 

일본 도쿄 거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마스크를 쓴 행인이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주의하라는 내용의 공공 안내판 앞을 지나고 있다. AP연합뉴스

구체적인 부적절 사례로 코로나19 환자 수용을 위해 의료기관이 병상을 비울 경우 후생노동성이 지급하는 보조금 ‘병상확보사업’이 꼽혔다. 많은 의료기관이 환자 퇴원일을 병상이 빈 날로 잘못 계산해 55억엔(491억원)이 과대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사업자나 가구에 부정 지급된 사례도 많았다. 고용유지를 위해 기업이 지급하는 휴업수당을 보조하는 ‘고용조정조성금’의 경우 출근부 등 필요한 서류가 없어도 지급되는 경우가 횡행해 후생노동성 조사에서 지난 12월까지 부정수급 2666건, 532억엔(4759억원)이 확인됐다. 이중 161억엔(1440억원)은 회수가 불가능한 상태다. 또 매출이 감소한 사업자 지원을 위한 중소기업청의 ‘지속화급부금’은 회계검사원 조사 결과 지난달 기준 2110건, 21억엔(187억원)이 부정수급인 것으로 파악됐다. 무료 PCR 검사 사업에 쓰인 돈 중에도 부정이 확인돼 도쿄도, 오사카부가 취소, 반환을 요구한 금액이 270억엔(2414억원)에 달했다. 

 

아사히는 이같은 상황이 “사업자나 가구에 신속하게 돈을 지급하는 걸 우선으로 한 것에서 비롯된 문제”라고 지적했다. 중소기업청의 지속화급부금의 경우 인터넷에서 신청하고, 본인 확인도 없이 지급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한 전문가는 아사히에 “밝혀진 부정수급은 빙산의 일각”이라며 “단순한 제도 설계에 따른 오류에다 빨리 돈을 전달하기 위해 요건을 완화한 것이 부정이나 낭비로 이어졌다”고 꼬집었다.


도쿄=강구열 특파원 river91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