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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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김주애 향도’에 “4대 세습의 가장 큰 피해자는 북 주민”

통일부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에게 북한 관영매체가 ‘향도’ 표현을 사용한 것 관련 후계가능성과 관련있다고 밝혔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20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관영매체의 ’향도’표현 관련 분석을 묻는 질문에 “통상 ‘향도’라는 표현은 최고 지도자나 조선노동당에만 썼던 표현”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5일 조선인민군 항공육전병부대의 훈련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은 쌍안경으로 항공육전병부대 훈련 보는 김정은 딸 주애. 평양=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구 대변인은 “북한이 공식 매체를 통해 보여주고 있는 김주애에 대한 의전, 표현 등을 종합해 볼 때 김주애의 후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4대 세습이 현실화될 경우 가장 큰 피해자는 북한 주민들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6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강동종합온실 준공 및 조업식에 김정은 부녀가 참석한 사실을 보도하면서 ‘향도의 위대한 분’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신문은 “김정은 동지께서 사랑하는 자제분과 함꼐 준공 및 조업시장에 도착하시자”라고 소개한 데 이어 “향도의 위대한 분들께서 당과 정부, 군부의 간부들과 함께 강동종합온실을 돌아보시였다”고 했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이 1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현안 관련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2022년 11월 김주애 첫 등장 당시 후계 내정 가능성을 강하게 주장해온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실장도 “노동신문이 김정은과 김주애에 대해 ‘향도의 위대한 분들’이란 표현을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최고지도자나 후계자에게만 사용되는 표현”이라고 했다. 조선말대사전에 따르면 ‘향도’는 ‘혁명투쟁에서 나아갈 앞길을 밝혀주고 승리의 한길로 이끌어나가는 것’을 뜻한다. 개인숭배의 의미가 담겨있다. 

 

정 실장은 “과거 김정은의 후계체계 구축은 1992∼2008년 ‘내정(內定)과 후계수업’, 2005∼2010년 ‘대내적 공식화’, 2010∼2011년 ‘대외적 공식화’ 단계를 밟았다”며 현재 김주애가 ‘내정과 후계수업’단계라고 볼 수 있지만, 김정은의 공개적 성격으로 인해 김정은 후계 구축 과정의 ‘대내적 공식화’와 ‘대외적 공식화’ 단계에서 나타났던 현상까지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