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30년 장기집권의 길을 활짝 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방 국가들을 향해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파견할 경우 ‘전면적인 제3차 세계대전’에 돌입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18일(현지시간) 복수 외신에 따르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대선 5선 성공을 확정지은 뒤 모스크바 고스티니 드보르에 마련된 자신의 선거운동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와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 군사 동맹의 직접적인 충돌은 세계 3차대전에서 한 걸음 떨어진 것을 의미할 것”이라며, “그 누구도 이 시나리오를 원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군대를 보낼 수 있다고 한 말에 관해 논평을 해달라’는 기자의 요구에 이렇게 답했다.
푸틴 대통령은 “오늘날의 세계에서는 어떤 일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는 전면적인 3차 대전으로 가는 한 걸음이 될 것이란 게 누구에게나 분명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나토 군대가 이미 우크라이나에 주둔하고 있고, 러시아군이 전장에서 영어나 프랑스어가 쓰이는 것을 들었다”면서 “무엇보다 그들이 그곳에서 대규모로 죽어가고 있기 때문에 이것은 좋은 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섯 번째 대선 승리를 확정지은 후 승리 연설을 통해서도 “누가 얼마나 우리를 위협하고 싶어 하든, 누가 얼마나 우리와 우리 의지, 우리 의식을 억압하고 싶어 하든 역사상 누구도 성공한 적이 없다”면서 “그것은 통하지 않았고, 미래에도 그럴 것”이라고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러시아 대선은 지난 15일부터 이날까지 사흘간 진행됐다. 러시아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개표율 98% 기준, 지난 15∼17일 진행된 대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푸틴 대통령이 87.34%의 득표율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대선에서 80%대 득표율이 나온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푸틴 대통령은 2018년 대선에서 자신이 세운 기존 최고 득표율 76.7%을 10% 포인트 이상 뛰어넘으며 역대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푸틴은 이로써 이오시프 스탈린 옛 소련 공산당 서기의 29년 집권 기간을 넘어 30년간 러시아를 통치할 수 있게 됐다. 지난 2020년 개헌을 통해 푸틴은 오는 2030년 열리는 대선에도 출마할 수 있어 이론상 84세가 되는 2036년까지 정권을 연장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대선 최초로 투표 기간 3일 중 온라인 투표가 도입됐는가 하면, 푸틴의 정적·경쟁자를 망명·투옥시키고, 비밀투표를 보장할 수 없는 투명한 투표함이 동원되는 등 부정 선거·조작 선거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