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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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형’ 보험약관대출 70조 넘어서

2023년 3조 늘어나 71조 ‘역대 최대’
급전 필요한 서민 해약도 증가세
오기형 의원 “서민정책금융 늘려야”

‘불황형 대출’로 불리는 보험약관대출이 지난해 70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보험 해약 건수도 증가세를 보이면서 서민경제의 어려움이 깊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생명보험사·손해보험사의 보험약관대출 잔액은 71조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말(68조원)보다 3조원 증가한 역대 최대 수준이다. 2021년 말(65조8000억원)에 비하면 5조2000억원 늘었다.

사진=뉴스1

보험약관대출은 보험 가입자가 보험금을 받기 전에 해지 환급금 범위 내에서 미리 일정 금액을 빌리는 상품이다. 경기 침체에 자금줄이 막힌 가입자들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불황형 대출로 꼽힌다.

고금리·고물가 여파로 보험 해약도 많아졌다. 생·손보 합계 해약 건수는 2021년 1146만6000건에서 2022년 1165만4000건, 2023년 1292만2000건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오 의원은 “보험약관대출과 보험 해약의 증가는 급전이 필요한 서민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정부는 서민정책금융상품 공급 확대 등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1월 보험사에 사실상 보험약관대출 가산금리 인하를 주문한 바 있다. 약관대출 금리는 예정이율(공시이율)에 가산금리를 더해 결정되는데, 가산금리를 합리적으로 산정하라며 개선을 권고했었다.


박미영 기자 mypar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