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플러가 퍼트까지 잘하면 이길 선수가 없다.” 지난 11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최종라운드에서 공동 2위를 차지한 윈덤 클라크(31)는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29·이상 미국·사진)가 자신과 무려 5타 차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모습을 보고 이렇게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린에만 올라가면 쩔쩔매다 과감하게 퍼터를 교체한 뒤 ‘퍼트 귀신’으로 변신한 셰플러가 클라크의 예상대로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사상 첫 2연패를 달성하며 2주 연속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셰플러는 18일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의 TPC 소그래스(파72)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 1개, 버디 6개를 떨구는 완벽한 플레이를 선보이며 8타를 줄여 최종합계 20언더파 268타를 기록, 클라크와 잰더 쇼플리(31·미국) 등을 1타 차로 따돌리고 통산 8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셰플러는 50번째를 맞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처음으로 2년 연속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우승상금 400만달러를 받은 셰플러는 이날 상금 450만달러를 더해 2주 동안 850만달러(약 113억원)를 벌어들였다. 셰플러는 이번 시즌 가장 먼저 2승을 달성하며 올해의 선수 2연패에 유리한 고지도 선점했다.
셰플러는 부상에도 투혼을 발휘하며 대역전극을 일궜다. 그는 2라운드 때 목 부위가 뻣뻣해지는 근육 이상으로 경기 도중 치료를 받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더구나 셰플러는 쇼플리에 5타 뒤진 공동 6위로 최종라운드에 나서 우승이 쉽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셰플러는 4번 홀(파4)에서 샷 이글을 잡아내며 기세를 올렸다. 92야드 거리에서 시도한 웨지샷이 그대로 홀컵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어 나머지 홀에서 버디 6개를 추가하며 승부를 갈랐다. 특히 셰플러는 최종라운드를 포함해 31홀 동안 단 하나의 보기도 적어내지 않는 빼어난 플레이를 펼쳤다.
2017년 이 대회를 제패한 김시우(29·CJ대한통운)는 이날 8언더파 64타를 몰아치는 뒷심을 발휘, 공동 6위(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로 뛰어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