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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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다음주부터 전공의 면허정지 처분 시작" [오늘의 정책 이슈]

"3월 안에 돌아와 임용등록 마쳐야”

정부가 의대 증원 2000명에 대한 배분 결과를 공개한 데 이어 “다음주부터 전공의들에 대한 면허정지 처분에 나서겠다”고 21일 밝혔다. 전공의 1만1900여명이 한달 넘게 병원을 집단이탈한 상황에 증원 방침은 번복할 수 없고, 수련 임용등록이 마감되는 3월말까지는 병원으로 돌아오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전국 의과대학별 정원 배정 결과 공개를 앞둔 지난 20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뉴스1

◆“전공의들, 3월말까지 돌아와야”

 

정부는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브리핑에서 “전공의 여러분은 3월 안으로 돌아와야 한다”며 “그 결정이 더 늦어질수록 의사로서의 개인 경력에도, 여러분의 장래에도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모든 수련병원은 3월 말까지 ‘수련상황 관리 시스템’에 전공의 임용등록을 마쳐야 한다”며 “올해 인턴으로 합격한 분들이 3월 말까지 수련병원으로 복귀하지 않아 임용등록이 되지 못할 경우 인턴 수련기간을 채우지 못해 내년에 레지던트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전공의는 ‘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한 달 이상 수련공백이 발생하면 추가 수련을 받아야 하며, 추가 수련 기간이 3개월을 초과하면 전문의 자격 취득 시기가 1년 지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3월부터 근무를 하지 않고 있는 레지던트가 면허정지 3개월 처분까지 받으면, 추가 수련기간이 3개월을 초과해 레지던트 수료 해에 전문의 자격을 취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박민수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다음주(25일) 전공의 ‘100명 미만’ 면허정지”

 

정부는 아울러 “업무개시명령 위반에 대해서는 다음 주부터 원칙대로 면허자격정지 처분을 해나갈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정부에 따르면 전국 100개 수련병원의 전공의 1만2907명 가운데 92.9%인 1만1985명이 병원을 이탈했고, 이중 6000명가량에 대해선 지난 5일부터 3개월 면허정지 사전통지가 순차적으로 이뤄졌고 실제 100명 미만이 이를 수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25일에 의견제출 기한이 도래하는 이들에 대해서 우선적으로 3개월 면허정지 처분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주소지 불명 등의 이유로 업무개시명령 직접 통지가 안 된 전공의 1308명에 대해선 지난 19일자로 업무개시명령을 공시송달했다. 이들도 향후 면허정지 처분 예정자가 될 수 있는 셈이다.

지난 20일 한 의과대학 열람실에 의사 실습 가운과 의학 서적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빅5’ 등 상급병원, 환자 증가로 돌아서”

 

증원된 2000명 배정을 마친 정부가 필수의료 강화 등 의료개혁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한 가운데, 상급종합병원 입원 환자가 지난주부터 증가 추세로 돌아서면서 위기감을 키우고 있다.

 

특히 서울의 ‘빅5’ 병원 입원환자의 증가세가 두드러지는데, 전날 기준 ‘빅5’ 병원의 입원환자는 지난주 평균 대비 3.1% 증가한 4901명이었다. 기타 상급종합병원의 입원환자도 지난주 평균 대비 5.1% 증가한 1만7823명이다. 

 

상급종합병원 중환자실 입원환자는 2917명으로 지난주 평균인 2911명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19일 기준 응급의료기관의 중증 응급 환자도 지난주 대비 1.9% 늘었다. 반면 중등증 이하 응급 환자는 0.4% 줄었다.

정부의 전국 의과대학별 정원 배정 결과 공개를 앞둔 지난 20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뉴스1

◆“지역인재 60%, ‘계약형 필수의사제’ 도입”

 

정부는 이날 지역의료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2025학년 의대 정원 배정의 주요 목표 중 하나가 지역의료 강화 및 지역 거점병원 육성이라는 것이다.

 

우선 지역 인재가 지역에서 수련받고 지역 의료기관에서 일할 수 있는 연속된 지원체계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지역 인재전형을 현행 40%에서 60% 이상 수준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지역 의대생들이 지역 의료기관에서 수련받을 수 있도록 수련 체계도 개편한다고 했다. 정부 관계자는 “지역 인재가 지역에서 교육 및 수련을 받을 경우 지역 의료기관에서 근무할 가능성은 대폭 높아진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수도권과 지방의 전공의 비율이 공정하게 배분될 수 있도록 현재 45% 수준인 비수도권 전공의 배정 비율을 비수도권 입학정원 규모에 맞춰 상향하기로 했다.

 

아울러 지역 의대생들이 지역 병원에서 수련받을 수 있도록 ‘계약형 필수의사제’ 도입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계약형 필수의사제도는 대학·지자체·학생 3자 계약 하에 장학금과 수련비용 지원, 교수 채용 할당, 정주여건 지원 등을 조건으로 지역의료기관에서 장기근무하는 모형이다.

 

정부 관계자는 “4월에 구성될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서 이런 대책의 구체적인 방안을 우선적으로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아울러 과도하게 병상을 신·증설하려는 의료기관에 대해 시·도 지사가 개설허가를 할 수 없도록 할 방침이다.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분원 등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은 향후 신·증설 시 보건복지부장관의 사전승인을 의무화하는 의료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관련 법안은 이미 지난해 8월 국회에 제출됐는데, 올해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