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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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민주, 민생 챙기는 방법 탄핵밖에 없나. 탄핵으로 어떻게 민생이 챙겨지나”

박지원 "민주진보개혁 세력 약진, 200석 만들면 尹 탄핵도 가능"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정권 심판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까지 하나둘 언급하기 시작하자 지도부가 직접 정면 대응에 나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22일 충남 당진시 전통시장에서 연설을 통해 "민주당이 민생을 챙기는 방법은 탄핵밖에 없다"면서 "탄핵으로 어떻게 민생이 챙겨지나"라고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정부가 이번 주부터 긴급 가격안정 자금을 투입해 물가를 진정시키고 있다면서 "아직 부족하지만, 더 노력해서 여러분이 걱정하지 않게 대안을 마련하고 집행할 것이다. 저희는 책임감 있는 세력"이라고 강조했다.

 

공동선대위원장인 나경원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올린 글에서 "이 대표가 드디어 탄핵의 속내를 드러내는 것에 대해 우려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너무나도 경솔하고 무책임한 얘기다. 한 마디로 온 나라를 아수라장으로 만들 작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이 국회를 장악하면 온 나라가 싸움판, 쑥대밭이 되고 말 것"이라면서 "더 이상 경제가 망가지고 민생이 힘들어지는 그런 선택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 인터뷰에서도 "탄핵을 무슨 법안 의결하는 것과 똑같이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탄핵을 이렇게 함부로 입에 올리는 당 대표가 있는 정당에 표를 줘선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박정하 중앙선대위 공보단장도 전날 논평에서 "민주당이 벌써 승기를 잡은 양 자축하며 특유의 오만함을 드러내고 있다"라며 "탄핵은 나라를 극도의 혼란으로 몰아 비극적 상황에 이르게 할 중차대한 문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탄핵을 정략적 선거 수단으로 삼는 민주당의 인식은 참담하기만 하다"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최근 이른바 '용산발 리스크' 논란 속에 지지율 호전 소식이 나오면서 윤 대통령 탄핵을 시사하거나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19일 강원 춘천시를 방문해 한 연설에서 "서슬 퍼런 박근혜 정권도 우리가 힘을 모아 권좌에서 내쫓지 않았나"라며 "이번 총선은 국민이 주권자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날"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전날 전북 군산시 구시청광장에서도 "농사지으라고 일 맡겼는데 도둑질하고 오히려 주인을 능멸하고 심지어 주인 탄압까지 하면 이건 종이 아니라 침략자"라며 "본분을 잃어버린 일꾼은 해고해야 마땅하다"라고 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전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민주진보개혁 세력이 약진해 200석을 만들면 윤 대통령 탄핵도 가능하다"라며 직접적으로 탄핵 시나리오를 제기했다.

 

한편 한동훈 위원장은 22일 윤 대통령과의 만남 이후 "민감한 시기에 민심에 순응하는 입장을 가진 것은 서로 같다"고 밝혔다.

 

뉴시스에 따르면 한 위원장은 이날 경기 안성 중앙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종섭 주호주대사의 자진 사퇴를 두고 윤 대통령과 입장 차이가 있었는데, 관련 대화가 있었느냐'는 질의에 "외교적인 문제를 충분히 감안한 상태에서 민심에 순응하기 위해 이 대사가 귀국했다"고 말했다.

 

그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이 대사 조사 불가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잘못 본 줄 알았다. 이 정도면 총선을 앞두고 정치 공작에 가까운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공수처는 출국금지가 필요하다는 입장까지 냈다. 그러면 국민들이 보기에는 정상적인 수사기관을 상정하기 때문에 거의 구속될 사안이 있나보다, 큰 증거가 있나 보다 이렇게 생각하기 마련"이라며 "그런 인상을 가지고 투표하실 텐데 실상은 부르지도 못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걸로 인해 국민들이 받은 나쁜 인상들은 다 어떻게 할 것인가. 지금까지 민주당이 말했던 것은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한 위원장은 "선거 직전에 정치적 사안을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강력하게 언론 플레이하는 것은 선거 개입이고 정치질"이라며 "이 문제에 대해서는 공수처가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사기관 준비가 되지 않았을 수도 있지 않느냐'고 묻자 "그런 경우에 입장을 내지는 않는다"며 "출국 금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냈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입장을 내는 것을 본 적이 있나. 나는 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또한 "수사 자체가 지난해 9월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고, 그 과정에서 출국금지를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까지 냈다"며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증거가 충분히 있다. 확보가 됐다는 의미를 표시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번 총선을 '한일전'에 빗댄 것에 대해서는 "서해수호의 날에 북한에 대한 얘기 하나도 없이 일본 얘기하는 것 자체가 너무 이 대표답다"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법인카드로 일제샴푸만 쓰는 사람이 무슨 한일전 얘기를 하는지 본인 가슴에 스스로 손을 얹고 반성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이 이번 총선에서 170석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한 것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희망이 아니겠나. 당에 소속된 분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