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집무실로 쓰였던 창덕궁 희정당에서 봄밤 풍경을 즐길 수 있는 행사가 열린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국립국악원과 함께 다음 달 3∼6일 나흘간 ‘오얏꽃등 밝힌 창덕궁의 밤’ 행사를 연다고 26일 밝혔다.
왕과 왕비가 생활하던 내전 영역에 있는 희정당(熙政堂)은 ‘밝은 정사를 펼친다’는 의미를 담은 전각이다. 조선 후기에는 편전인 선정전을 대신해 업무 보고, 국가 정책 토론 등이 열리는 왕의 집무실로 쓰였다. 희정당은 1917년 화재로 소실됐다 1920년 재건됐다. 이 때문에 전통건축 방식과 당시 근대문물의 양식이 혼재돼 있고, 조선 후기와 근대 왕실의 생활환경도 비교적 잘 남아 있다.
희정당은 앞면 11칸, 옆면 4칸으로 한식 건물에 서양식 실내 장식을 더한 점이 특징이다. 전통 건물에서 보기 힘든 현관이 있고, 자동차가 들어설 수 있도록 하는 등 전통과 근대가 섞여 있다.
관람객은 희정당 바깥 현관과 동행각, 중앙홀을 따라 내부를 둘러보며 근대식 조명으로 꾸민 접견실과 귀빈실, 복도 등 곳곳을 살펴볼 수 있다.
야간 관람이 끝난 뒤에는 대조전 월대 권역에서 효명세자(1809∼1830)가 남긴 시를 노래한 시조와 궁중무용을 즐길 수 있는 공연이 펼쳐진다. 효명세자는 순조(재위 1800∼1834)의 왕세자로, 창덕궁 대조전에서 태어났다.
행사는 중학생(만 13세) 이상 참여할 수 있으며, 약 1시간 20분간 진행된다. 26일 오후 2시부터 인터파크티켓 누리집에서 선착순으로 예매할 수 있다. 회당 입장 인원은 15명이며, 관람료는 2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