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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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가장 크게 느낀 갈등은 '보수와 진보'…40대 가장 높아

4·10 총선을 보름 정도 앞둔 가운데 우리 국민들은 ‘보수와 진보’를 둘러싼 갈등을 가장 크게 느끼고 있다는 통계가 나왔다. 국민 10명 중 8명은 이념 차이에 따른 우리 사회의 갈등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이런 내용을 담은 ‘2023 한국의 사회지표’를 26일 공개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사람들이 크게 느낀 사회갈등(중복응답)은 ‘보수와 진보’가 82.9%로 가장 높았다. 이는 우리 사회의 갈등 정도가 어느 정도 심하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약간 심하다’와 ‘매우 심하다’ 응답을 합친 비율이다. 이어 ‘빈곤층과 중상층’(76.1%), ‘근로자와 고용주’(68.9%), ‘개발과 환경보존’(61.4%)이 뒤를 이었다. ‘보수와 진보’의 사회갈등 인식률은 전년 대비 0.3%포인트 올라 조사 항목 8개 중 유일하게 전년보다 증가했다. ‘보수와 진보’는 전 연령대에서 80%대로 나타났는데 특히 40대가 84.2%로 가장 높았다. 지난 2021년만 해도 ‘빈곤층과 중상층’ 갈등이 81.2%로 ‘보수와 진보’(78.9%)보다 높았다. 하지만 2022년 ‘보수와 진보’(82.6%)가 ‘빈곤층과 중상층’(81.8%) 갈등을 앞선 뒤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출근길에 오른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시스

연령대별로는 60대 이상에서 ‘빈곤층과 중상층’, ‘종교 간’ 갈등 인식률이 높았던 반면 ‘수도권과 지방’의 경우 19~29세에서 심각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

 

사교육 참여율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학교생활 만족도는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사교육 참여율은 78.5%로 전년보다 0.2%포인트 증가했고, 전체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3.4만원으로 2022년 대비 5.8% 늘었다. 월 소득 800만원 이상 가구는 사교육비로 67만1000원을 쓴 반면 200만원 미만은 13만6000원에 그쳐 월 소득에 따라 사교육비 지출액 차이가 컸다.

 

학교폭력 피해율은 2020년 0.9%로 저점을 찍은 뒤 2021년 1.1%, 2022년 1.7%, 2023년 1.9%로 증가세를 보였다. 학교생활 만족도는 2012년 46.7%에서 2020년 59.3%를 기록할 때까지 증가세를 보였지만 2022년 51.1%로 전년 대비 8.2%포인트 급감했다. 학교생활 만족도는 중·고등학생 중 자신의 전반적인 학교생활에 대해 ‘약간 만족한다’와 ‘매우 만족한다’ 응답 비율의 합으로 산출된다.

 

저출산과 고령화 추세는 1·2인 가구 비중의 증가로 이어졌다. 2022년 전체 가구 수는 2238만가구로 전년(2202만가구)보다 36만 가구 늘었다. 가구당 평균 가구원 수는 2.2명으로 전년(2.3명)보다 0.1명 줄었다. 가구원수별로는 1인 가구 비중이 2021년 33.4%에서 2022년 34.5%로 증가했고, 2인 가구 비중도 같은 기간 28.3%에서 28.8%로 늘었다. 반면 3인 가구는 19.4%에서 19.2%, 4인 이상 가구는 18.8%에서 17.6%로 각각 감소했다.

 

2022년 기준 맞벌이 가구 비중은 46.1%로 전년(45.9%)보다 0.2%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2011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맞벌이 가구 비중은 50대와 40대에서 각각 55.2%로 가장 높았고, 30대(54.2%), 15~29세(50.1%) 순이었다.

 

2022년 기준 연 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율(PIR)은 6.3배로 나타났다. 2021년(6.7배)보다 0.4배포인트 감소했지만 여전히 집값이 연 소득의 6배에 달할 정도로 높았다. PIR는 현재 주택가격에서 연 가구소득을 나눈 것을 말한다. 소득 계층별로는 하위계층의 PIR이 10배로 전년보다 0.6배포인트 증가했지만 상위계층(6.4배)은 전년 대비 0.7배포인트 감소했다. 2022년 월 소득 대비 주택임대료 비율(RIR)은 16.0%로 전년(15.7%)보다 0.3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기대수명은 82.7년으로 2021년 대비 0.9년 줄어 2000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건강수명은 65.8년으로 2012년 통계작성 이후 두 번째로 높았지만 2020년(66.3년)보다는 0.5년 줄었다.

 

인구 10만명당 범죄 발생 건수(2022년)는 3048건으로 전년보다 3.0%(89건)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제주(4067건), 부산(3580건), 전남(3480건) 순으로 많았다. 2022년 14세 이하 아동인구 10만명 당 안전사고에 의한 사망자는 2.33명으로 전년(2.24명)보다 0.09명 증가했다. 사고유형별로는 운수사고가 0.43명으로 가장 많았고, 익사 0.33명, 추락 0.32명으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기준 국민의 18.5%는 ‘외롭다’라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2년(19.2%)보다 0.7%포인트 감소한 것이다. 연령대별로는 60세 이상에서 ‘외롭다’라고 느끼는 비중이 24%로 가장 많았고 50대 17.8%, 19~29세 16.3%로 뒤를 이었다. 아울러 ‘아무도 나를 잘 알지 못한다’라고 느끼는 비중(2023년)은 13.0%로 조사돼 전년(12.6%)보다 0.4%포인트 증가했다. 


세종=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