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의 주원료 주정 가격이 지난해 큰 폭으로 인상되면서 주정 업체들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소주 제조사들의 영업이익은 하락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주류 업체에 소주의 원료인 주정을 판매하는 대한주정판매는 지난해 4월 주정 가격을 평균 9.8% 인상했다. 2022년 평균 7.8% 인상한 데 이어 지난해까지 2년 연속으로 주정 가격을 인상해왔다.
대한주정판매가 주정 가격을 인상하자 대한주정판매에 주정을 판매하는 주요 주정 업체들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풍국주정공업의 소주 관련 단독 영업이익은 22년 19억 2100만원 적자에서 지난해 27억 9800만원 흑자 전환했다. 진로발효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0.5% 상승하는 데 그쳤지만,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12.6% 상승한 80억 5586만 원이었다.
창해에탄올 역시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6.4% 상승했지만, 영업이익은 49.3% 상승한 145억 8345만 원을 기록했다. 2년 연속 인상한 주정 가격으로 인해 큰 폭의 영업이익을 남긴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주정판매가 인상한 주정 가격은 소주 출고가에 반영돼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를 비롯한 지역소주 업체들의 도미노 인상이 이어졌다. 하지만 소주 생산 업체들은 소비자 눈치보기로 인해 상당부분을 자체적으로 감내하며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실적으로 나타났다. 하이트진로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239억 1998만 원으로 전년 대비 34.9% 하락했고 매출액은 2조 5201억 원으로 전년 대비 0.9% 성장했다. 보해양조와 충북소주는 각각 영업손실 28억 원, 4억 1866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고 무학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소주 제조사들은 소비자 물가 상승의 주범으로 지목됐지만 정작 경영은 악화했고, 주정 회사 배만 불려준 셈”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