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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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원 “몸 너무 안 좋아, 도와줘”…대리처방 의심 전·현직 선수 3명 조사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국가대표 출신 전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씨가 21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된 전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씨의 수면제 대리처방을 도운 것으로 의심되는 전·현직 선수 3명에 대해 경찰이 조사에 착수했다. 이들 중엔 현역 선수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채널A 등에 따르면 경찰은 수면제를 대리 처방받아 오씨에게 전해 준 것으로 의심되는 전·현직 프로야구 선수 3명을 특정해 조사를 시작했다. 조사 대상에는 오씨가 몸담았던 구단의 현역 선수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오씨가 주로 복용한 수면제 ‘스틸녹스’는 중독성이 강해 한 번에 최대 28일분까지만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오씨는 이보다 더 많은 양을 원했고, 선배인 오씨의 요구를 거부하기 어려운 후배 선수들에게 대리 처방을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은퇴한 지 얼마 안 된 후배에게 “몸이 너무 안 좋다” “도와줄 수 없겠냐”며 수면제를 대신 처방받아 달라고 부탁했다고 TV조선이 보도하기도 했다. 매체에 따르면 오씨는 서울 강남의 한 가정의학과를 거론하며 “그곳에 가면 약을 처방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경찰은 이 사건을 검찰로 넘긴 뒤 대리처방 선수들을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KBO 역시 다음 달부터 진행되는 선수부정행위 집중 면담 기간 때 대리 처방 연루 여부에 대해서도 주의 깊게 들여다볼 방침이다.

 

한편 오씨는 마약류를 투약하고 항정신성의약품을 대리 처방받은 혐의로 지난 19일 경찰에 체포됐다. 이후 경찰은 오씨의 마약 투약 단서를 추가로 확인했고 신병 확보 후 지난 20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튿날인 21일 서울중앙지법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열고 “도망할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25일 기자간담회에서 “(오씨가) 대체로 (혐의를) 시인하고 있다”며 “조금 더 보완 수사를 거쳐 송치를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