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우, 이게 무슨 냄새야.”
지난 22일 충북 충주 시내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충주음식물에너지바이오센터’. 지하로 내려가 문을 열자마자 악취가 코를 찔렀다. 지하에 설치된 육중한 기계들이 음식물쓰레기 수거 차량이 쏟아내는 음식물쓰레기를 담아 파쇄 및 분리하면서 발생한 냄새였다.
이곳에서는 매일 충주에서 발생하는 80t의 음식물쓰레기를 500㎏의 수소로 탈바꿈시킨다. 현대건설이 특허받은 바이오가스 에너지화 기술이 접목된 결과다. 500㎏이면 현대 수소차 넥소 90여대의 연료를 꽉 채울 수 있는 양이다. 이를 공급받는 인근 수소충전소에는 ‘㎏당 7700원’이라는 팻말이 서 있었다. 시세보다 20%가량 저렴한 가격이다.
음식물쓰레기가 수소가 되는 과정은 크게 네 단계로 나뉜다. 사람의 입처럼 음식물을 잘게 부수고 분리하는 ‘전처리 공정’, 위와 장처럼 음식물을 소화하는 ‘바이오가스 생산’, 발생한 가스를 순도 97% 이상의 바이오메탄으로 만드는 ‘바이오가스 고질화’, 마지막으로 바이오메탄을 수소로 전환하는 ‘수소개질화’다.
바이오가스는 오늘날 ‘탄소제로’ 시대에 적합한 에너지원이다. 바이오가스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휘발유 생산의 3% 수준에 불과하며, 매립 및 소각되는 쓰레기양을 줄여 주는 효과까지 있다. 세계바이오가스협회에 따르면 바이오가스 시장은 2020년 240억달러(약 32조1600억원) 수준에서 2028년 370억달러(약 49조5800억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이러한 장점에도 바이오가스 생산 시설은 지역민들에게 미움받기 일쑤다. 특유의 ‘악취’ 때문에 혐오시설로 낙인찍힌 탓이다. 현대건설 관계자에 따르면 기존 음식물쓰레기 처리 시설에서 나는 악취로 약 2㎞ 떨어진 아파트 단지에서까지 민원이 빗발쳤다고 한다.
반면 충주음식물바이오에너지센터는 80t의 음식물쓰레기가 뒤섞이고 발효되는 장소라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무취’했다. 현대건설이 개발한 밀폐형 폐쇄회로 구조 및 하이브리드 급배기악취포집 기술의 효과다. 그런데도 바이오가스 생산 시설은 여전히 거부의 대상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친환경이라는 공익적 가치에 악취까지 해결했지만 여전히 지역사회에서 ‘님비’(지역이기주의)에 부딪힌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현대건설은 올해 6월에는 국내 최초 민간 투자형 통합 바이오가스화 사업인 ‘시흥시 클린에너지센터’의 완공을 앞두고 시운전 중이다. 하루에 음식물쓰레기 145t, 하수 찌꺼기 540t, 분뇨 60t을 통합 처리할 수 있는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