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모스크바 공연장 테러를 막지 못한 책임론을 희석시키기 위해 미국 등 서방을 향한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스푸트니크,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군 조종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조종하는 F-16 전투기가 제3국에서 발진하는 정황이 파악된다면 해당 국가들도 러시아군의 ‘합법적 목표물’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며, “F-16 전투기는 핵무기를 운반할 수 있으며, 우크라이나에 제공된다면 그것도 우리 (군사) 계획에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미국을 중심으로 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동진(東進) 정책 탓임을 다시 강조하며 “우리가 무엇을 했어야 했는가. 우리는 우리 국민과 우리의 역사적 영역을 지키고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서방 거대 미디어 기업들이 모스크바 테러에 대한 악성 댓글을 삭제하지 않으면서 테러범들과 연대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미국의 거대 인터넷 기업과 플랫폼이 러시아인 살해를 요구하는 등의 게시물 삭제를 주저하고 있다면서 “공연장에서 민간인을 살해하는 테러범들과 연대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슬람국가(IS) 분파인 ‘이슬람국가 호라산’(ISIS-K)의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모집된 테러범들은 러시아에서 악명 높은 남동부 레포르토보 구치소 독방에 수감됐다.
한편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이날 온라인 브리핑에서 “북한이 계속 러시아를 군사적으로 지원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 정부가 패트리엇을 제공하고, 그를 위한 방법을 찾아 달라고 요청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