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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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티모어 교량 붕괴로 2000명 생계 우려

항구운영 중단… 하역 일감 떨어져
FT “천문학적 보험금 지급 예상”사고
실종자 6명 중 시신 2구 수습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항에서 발생한 교량 붕괴로 항만노동자 2000여명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으며, 보험사들이 많게는 5조원 이상의 보험액을 지급해야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제항만노동자협회(ILA) 볼티모어 지부장인 스콧 카원은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조만간 일자리가 사라질 ILA 노조원이 2400명”이라면서 “이들이 급여를 받고 가족을 계속 부양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최우선 고려사항”이라고 말했다.

27일(현지시각) 미 메릴랜드주 볼티모어항 입구의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를 무너트린 대형 화물선 '달리'가 다리 구조물에 걸려 있다. AP뉴시스

메릴랜드주 당국은 전날 새벽 볼티모어 항만을 가로지르는 다리가 선박 충돌로 무너지자 항구 운영을 무기한 중단했으며, 오는 5월까지 운영 중단이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항만에서 화물을 옮기는 작업이 아직은 일부 이뤄지고 있지만 이번 주 내에 일감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ILA 측 설명이다.

이번 사고로 보험사들이 천문학적 보험액을 지급해야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복수의 업계 인사를 인용해 아직 명확한 보험액을 추정하기는 이르지만 교량 붕괴, 물류 혼란, 인명 피해 등에 따라 보험사들이 거액을 지출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신용평가사 모닝스타 DBRS의 마르코스 앨버레즈는 항만 봉쇄 기간 및 사업 지장에 대한 보상의 성격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험액이 20억∼40억달러(약 2조7000억∼5조4000억원)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연방정부가 부담할 예정인 교량 재건 비용은 6억달러(약 8000억원) 정도로 추정됐다.

로이터통신 등은 전날 사고로 실종된 건설 노동자 6명 가운데 2구의 시신을 수습했다고 전했다. 실종자 6명은 멕시코·과테말라 출신이 각 2명, 온두라스·엘살바도르 출신이 각 1명으로 이민자의 열악한 노동 환경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