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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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틀막’ 쫓겨났던 신임 의협회장 임현택…“의사 매도 땐 환자 설득, 낙선운동 전개”


“의사들 환자들과 신뢰 관계 엄청나”
“설명 통해서 낙선운동"
앞서 “국회 최대 30석 당락 좌우”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인이 의료현장에서 환자들을 대상으로 정치인에 대한 낙선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임 당선인은 29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의사에게 사기꾼, 부도덕한 존재, 이기주의 같은 프레임을 씌우는 나쁜 정치인이 여야 없이 존재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제42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에 선출된 대한소아청소년과회장인 임현택 후보가 26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당선증을 들고 있다. 뉴스1

 

임 당선인은 “의사들은 하루 동안 굉장히 많은 국민들을 만난다. 진료실에 들어오는 환자분들과 의사들의 신뢰관계는 엄청나다”면서 “진료 현장에서 만나는 국민들한테 적극 설명을 드리는 방식으로 낙선운동을 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물론 국민의힘이든 더불어민주당이든 대한의사협회는 건설적 대화를 할 생각이 있다”면서도 “단순히 악수하고 사진을 찍는 것이 정치에 도움이 된다는 건 전혀 바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임 당선인은 전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이번 총선과 관련해 국회 20~30석 당락이 결정된 전략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의대 증원에 대해 원점서 재논의하지 않고 의사에 대한 법적 처분을 감행한다면 총선 캠페인·총파업 등을 통해 투쟁하겠다”며 “의사 출신 개혁신당 비례후보를 반드시 당선시킬 것이며, 의협 손에 국회 20∼30석 당락이 결정될 만한 전략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그는 “회장으로서의 최우선 과제는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문제 해결”이라며 “정부·여당의 태도에 따라 다양한 수단으로 타격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날 임 당선인은 전공의 면허정지 처분 유예 조치에 대해서는 “처벌 위주 협박으로 일관한 것보다 진일보 했다”면서도 “부족하다. 대화하려면 잘못했다고 사과해야 진실성이 담보된다”고 전했다.

 

임 당선인은 “정부는 의대 증원 2000명을 번복하지 못한다는 입장이 확고한데, 제가 생각하기론 국민들의 생명을 담보로 러시안 룰렛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정부와 여당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장 먼저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살펴야 하는 정부와 그 갈등을 조절해야 하는 여당이 기능을 전혀 못하고 있다”며 “전공의와 교수들이 일터로 돌아올 수 있는 정책을 만들고 그러한 정치 행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26일 의협에 따르면 임현택 당선인은 전날부터 이날 오후 6시까지 이어진 회장 선거 결선 전자투표에서 총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65.43%)를 획득해 당선이 확정됐다. 함께 결선 투표에 후보로 오른 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홍보위원장은 1만1438표(34.57%)를 얻었다. 임 당선인은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된 1차 투표에서도 3만3684표 중 1만2031표(35.72%)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임 당선인은 2016년부터 현재까지 4번째 연속으로 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을 맡고 있다. 회장직을 수행하며 지난해에는 소아청소년과 개원 의사들을 대표해 ‘수입 감소에 따른 폐과 선언’ 등을 주도했다. 또 최근 사직서를 제출하고 병원을 떠난 전공의에 법률 자문을 지원하고 복지부 장·차관을 고발한 의사단체 ‘미래를생각하는의사모임’ 대표이기도 하다.

 

특히 지난달에는 성남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대통령 주재로 열린 민생토론회를 찾았다가 자리를 옮기라는 대통령 경호처 직원의 요구에 불응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본인이 대통령 경호처 직원들에게 ‘입틀막’을 당한 채로 끌려 나갔다고 주장하며 해당 상황을 찍은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