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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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직원에 숙직실 양보해주셨으면”… 공무원 ‘선거기간 공지문’ 논란

29일 블라인드 갈무리.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위한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가운데, 한 지방직 남성 공무원이 성차별적인 내용이 담긴 사내 공지문을 SNS에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8일 직장인 익명성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지방직 남자 공무원의 삶’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화제를 모았다.

 

공무원 A씨가 올린 사내 공지문에는 “현안 업무로 바쁘신 와중에 법정선거 사무까지 맡겨드려 죄송합니다. 항상 노고에 감사드립니다”라는 문구가 담겨 있다.

 

이어 “장거리 운전이 어려운 분들은 당직실을 이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3월 30일 공보 작업, 4월 5일부터 6일까지 사전 투표, 4월 10일 본투표 기간동안 숙직실을 여성 직원들을 위해 멋진 남성 직원들이 양보해주셨으면 합니다”라며 “(남성 직원들에게) 혼자 사는 직원들을 잘 활용해달라”고도 당부했다.

 

이 게시물을 접한 누리꾼들은 “남자는 어디서 자라고 이런 정책을 내놓느냐”, “이런 데 쓸 예산 있으면 차라리 남녀 모두에게 교통비를 지급하라”, “여자한테 양보 안 하면 쪼잔한 남자가 되는 것이냐”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에 또 다른 공무원 B씨 역시 ‘지방직 남자 공무원의 삶 인기 글 보고 나도 올려봄’이라는 제목으로 다른 내용의 사내 공지글을 공유했다.

 

이 글에선 “밤 사이에 많은 눈이 내려 관내에서 각종 피해가 우려되므로, 모든 부서는 신속하게 제설작업을 실시하기 바란다. 각 부서에서 남자 직원 5명씩 9시까지 현관 앞으로 모이세요”라는 내용이 적혔다.

 

B씨는 “지난달 폭설이 내렸을 때 남성 직원들만 제설 작업에 투입되었다. 눈을 치우기 위해 밖으로 나가던 중, 사무실 안에서 여직원들이 차를 마시며 웃는 소리가 들렸다”라고 토로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