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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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잠 자려니 벌써 도착했네요"…GTX-A 개통날 첫차 탄 시민들

시속 170㎞ 넘는데도 진동·소음 거의 없어…"전철보다 조용해 신기"
첫차 타러 새벽에 일어난 초등학생·경북 구미에서 올라온 시민도

"GTX-A 첫차 운행이라는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 해 영광입니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가운데 처음으로 개통하는 GTX-A 수서∼동탄 구간 첫차가 운행을 30분 앞둔 30일 오전 5시.

동탄역 GTX-A 플랫폼에는 승객 60여명이 수서행 첫 열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과 이성해 국가철도공단 이사장 등은 첫차를 타는 승객들에게 기념 선물을 전달하기 위해 승강장 앞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첫 승객으로 박 장관에게서 선물을 받은 용인 한빛초 3학년 최준서 군은 "이 기차를 타려고 새벽 4시에 일어나 동탄역에 왔다"며 "첫 기차에 탄 걸 학교에 가면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최 군 어머니는 "용인 수지에 사는데 아이가 기차를 워낙 좋아해서 같이 오게 됐다"고 전했다.

곧이어 열차가 도착한다는 안내방송과 함께 스크린도어가 열리자 승객들이 열차에 올랐다.

열차가 새것이라 그런지 내부에선 특유의 냄새가 약간 남아 있었다.

잠시 후 덜컹하는 진동과 함께 열차가 출발하자 승객들은 일제히 "와"라며 탄성을 쏟아냈다.

열차는 시속 172㎞까지 속도를 내는 데도 진동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비교하자면 전철보다 조용하고, 진동이 덜한 느낌이다.

동탄에서 성남역까지 오는 데 걸린 시간은 단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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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역에서도 승객 20여명이 열차에 올랐다.

GTX-A 첫차를 타려고 전날 경북 구미에서 와서 동탄역에서 밤을 새웠다는 양병모(20) 씨는 "우송대학교 철도차량시스템학과에 재학 중인데 기차에 관심이 많아서 왔다"며 "중고속 열차가 수도권 광역철도에 활용된 사례가 흥미롭기도 해서 작년엔 부산산업전시회에서 이 열차를 실제 구경하기도 했기 때문에 직접 타보려고 온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 권선구에 사는 박민찬(고1), 배재연(중3) 군은 "나중에 어른이 되고, 직장생활을 하게 될 때쯤엔 GTX-A가 완전히 개통해 있을 텐데, 그때 오늘을 돌이켜보면 어떨까 해서 오게 됐다"며 "속도가 빠른데도 진동이나 소음이 거의 없는 게 정말 신기하다"고 전했다.

첫차를 함께 탄 박 장관은 승객들에게 "GTX는 이동의 편의를 크게 향상시키는 것은 물론, 지역 간 소통의 기회를 높여 경쟁력을 증진시키는 획기적인 교통수단"이라며 "아울러 '도심 집중' 현상도 점차 더 분산시켜 생활 여건을 더 좋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동탄발 첫차는 기념 선물 전달 행사로 인해 계획된 시간보다 2분가량 늦은 오전 5시 53분에 수서역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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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들은 열차에서 내리면서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 했다며 박수로 환호했다.

이날 동탄발 수서행 오전 5시 30분 첫 차를 시작으로 공식 개통된 GTX-A는 수서~동탄 34.9㎞ 구간을 약 20분 만에 주파한다.

해당 구간 역사는 수서·성남·구성·동탄역 등 4개지만, 구성역(용인)은 공사 지연으로 오는 6월 개통된다.

GTX-A는 오전 6시 30분∼오전 9시, 오후 4시 30분∼오후 7시 등 출퇴근 시간대에는 평균 17분 간격, 출근 시간대를 제외한 시간에는 20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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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서∼동탄 구간 기본요금은 3천200원이며, 이동 구간을 10㎞ 초과하면 5㎞마다 거리 요금 250원이 추가된다.

이에 따라 수서∼동탄 요금은 4천450원, 수서∼성남(10.6㎞) 3천450원, 성남∼동탄(22.1㎞) 3천950원이 된다.

GTX-A는 파주 운정에서 동탄까지 총연장 85.5㎞에 이르며, 수서~동탄을 제외한 운정~서울역 구간은 올해 말, 서울역~수서 구간은 2028년 개통된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