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반대 집단 사직서 제출을 주도하고 있는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가 “박민수 보건복지부(복지부) 2차관을 언론 대응에서 제외하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또 의료 공백 장기화로 남은 의료진이 소진되고 있다면서 4월 1일부터 외래와 수술 스케줄을 조정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방재승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장은 30일 서울대병원 의학연구혁신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화의 장 마련에 걸림돌이 되는 박민수 차관을 언론 대응에서 제외하기를 촉구한다”면서 “정부는 더 늦기 전에 현 상태 시작이 된 근거 없는 의대 정책을 철회하고 필수의료 미래인 전공의들에게 귀 기울여 진정한 대화의 장을 만들어달라”고 말했다.
이어 “박민수 차관은 ‘의대 정원은 의료계와 협상할 사안이 아니다’, ‘필수의료 몰락을 의사 수를 늘리지 않고 해결하려면 건강보험료가 3~4배 올라간다’고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면서 “심지어 고귀한 뜻으로 기증된 시신을 물건 취급하는가 하면 막말에 가까운 언사로 협상과 대화의 분위기를 흐리고 있는 주요 인사”라고 덧붙였다.
또 “박민수 차관은 2000명 절대 협상할 수 없다고 아침에 강한 어조로 발표하고, 한덕수 총리는 ‘계속 대화를 하자’, ‘의료계와 계속 대화 중이다’라는 식으로 말하는 데 앞뒤가 맞지 않는다”면서 “정부 의견을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박민수 차관이 언론 대응에서 조금 뒤로 물러나 주면 대화 물꼬가 터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전의교 비대위는 전날 개최한 4차 총회를 통해 박민수 차관을 언론 대응에서 제외해달라는 요구 외에 중증‧응급 진료 유지를 위해 수련병원별로 외래와 수술을 조정하기로 의결했다.
방재승 비대위원장은 “의료 공백이 장기화하면서 수련병원에 남아 있는 의료진의 피로 누적과 소진은 환자와 의료진 모두의 안전을 위협하는 심각한 상황임을 공유했다”면서 “비대위 소속 대학병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남아 있는 교수들의 주간 근무시간은 60시간에서 98시간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이어 “4월 1일부로 24시간 연속 근무 후 다음 날 주간 업무 오프를 원칙으로 한다. 이 근무조건에 맞춰 중증‧응급 진료 유지를 위해 수련병원별로 외래와 수술을 조정하기로 의결했다”면서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지만, 환자와 의료진 안전을 위한 필수적인 조치임을 양해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강홍재 원광대병원 비대위원장은 “이전까지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모든 환자를 보고 있었다. 절대 환자를 줄이거나 그런 것이 없었다”면서 “그러나 물리적, 체력적인 한계가 온 것 같다. 경증 환자라든지 꼭 상급병원에 오지 않아도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자를 줄일 것. 반드시 상급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하는 환자는 성실하게 치료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