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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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모기 매개 감염병 증가… ‘해외유입 모기 감시’ 두 달 앞당겨 시작 [오늘의 정책 이슈]

정부가 1일부터 해외유입 감염병 매개 모기 감시에 나선다. 올해는 국가간 교류 증가와 기후 온난화 영향으로 모기 매개 감염병 발생이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감시 사업을 예년보다 두 달 앞당겨 개시하는 것이다.

 

질병관리청은 해외 유입 모기 매개 감염병으로부터 국민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2024년 검역구역 내 감염병 매개체 감시 사업’을 4월부터 시작한다고 31일 밝혔다.

 

게티이미지뱅크

◆‘해외유입 모기 감시’ 두 달 먼저 개시

 

이 사업은 4월부터 10월까지 검역구역 내 36개 지점에서 모기를 채집해, 비행기 또는 선박을 통한 국내 미 서식 감염병매개 모기 종의 국내 유입 여부와 모기 내 병원체 보유 여부를 확인한다. 해외 유입 감염병의 토착화 방지를 목적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특히 모기에 물리면 사람이 감염될 수 있는 플라비바이러스 5종(뎅기열, 황열, 지카바이러스감염증, 웨스트나일열 및 일본뇌염 원인 바이러스)을 확인했고, 이 중 일본뇌염 바이러스만 국내 서식 모기 내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사업은 전국 5개 권역별 질병대응센터와 13개 국립검역소가 협력해 국내 공항 4개소와 항만 15개소에서 추진한다. 감시 결과는 지자체와 공유해 매개 모기 방제 및 선제적 감염예방 등 모기-사람 간 감염병 전파의 연결고리를 차단하는 데 활용된다.

 

2023년 검역구역 내 매개체 감시 결과, 빨간집모기, 작은빨간집모기, 흰줄숲모기 등 국내에 서식하고 있는 14종의 모기가 채집됐다. 이집트숲모기와 같은 국내 미 서식 모기 종은 확인되지 않았다. 또한 채집 모기에서 국내 토착 바이러스인 일본뇌염바이러스 외 해외 유입 모기 매개 감염병 병원체는 검출되지 않았다.

 

올해는 국가 간 교류 증가와 기후 온난화의 영향으로 모기 매개 감염병 발생이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적극 행정의 일환으로 감시 사업을 예년보다 두 달 앞당겨 개시하고, 모기채집 지점 수도 기존 29에서 36곳으로 확대하는 등 감시 사업을 강화 추진할 예정이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최근 항공노선 확대와 외항선 입항 증가에 따라 비행기나 선박을 통해 감염병 매개 모기가 직접 유입될 위험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며 “방역관문인 검역구역 내 매개체 감시를 통해 감염병 국내 유입을 조기에 발견하고 확산을 차단함으로써 해외 유입 감염병으로부터 국민의 건강을 지키고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30일 일본뇌염 주의보 발령M

 

질병관리청은 전남 완도군과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에서 일본뇌염을 매개하는 작은빨간집모기가 확인됐다며 전날 전국에 일본뇌염 주의보를 발령했다.

 

일본뇌염 주의보는 매개모기인 작은빨간집모기가 해당 연도에 처음 채집되면 발령된다. 올해 주의보 발령은 지난해(3월 23일)보다 7일 늦다. 남부지역 3월 평균기온이 작년보다 낮아져 모기의 활동이 늦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작은빨간집모기는 논이나 동물 축사, 웅덩이 등에 서식하는 암갈색의 소형모기로, 주로 야간에 흡혈 활동을 한다. 3월 말부터 발생하기 시작해 8~9월 정점을 보인다.

 

일본뇌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대부분 발열, 두통 등 가벼운 증상이 나타나지만, 드물게 뇌염으로 진행되면 고열, 발작, 착란, 경련, 마비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이 중 20~30%는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일본뇌염에 걸리면 환자의 30~50%는 손상 부위에 따라 다양한 신경계 합병증을 겪는다.

 

국내에서 일본뇌염 환자는 매년 20명 내외로 발생한다. 8~9월 첫 환자가 신고되고 11월까지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효과적인 백신이 있으니 2011년 이후 출생자인 국가필수예방접종 대상 아동은 표준 예방접종일정에 맞춰 접종하는 게 좋다. 

 

일본뇌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야간에는 야외 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야간외출을 할 땐 밝은색 긴 옷, 품이 넓은 옷을 착용하고 노출된 피부나 옷, 신발 상단, 양말 등에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모기를 유인할 수 있는 진한 향수나 화장품 사용은 자제하고 실내 모기 침입 예방을 위해 방충망을 정비하고 모기장을 사용하는 게 도움이 된다. 집 주변의 물웅덩이, 막힌 배수로 등에 모기가 서식하지 못하게 고인 물을 없애는 것도 중요하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