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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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4월 총선 전후 열병식 하나… 김일성 생일, 인민혁명군 창건일 등 계기 관측

북한 평양 미림비행장 인근 열병식 훈련장에서 최근 병력으로 추정되는 무리가 잇따라 포착됐다고 미국의 소리 방송(VOA)이 보도했다. 이에 4월 총선 전후 북한에서 열병식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4월 15일 김일성 생일, 4월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기념일 등이 있다. 이를 계기로 열병식을 개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23년 2월 8일 북한이 75주년 인민군 창건일(건군절)을 맞아 진행한 야간 열병식.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31일 VOA에 따르면 미국의 민간 위성기업인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 분석 결과, 점으로 표시되는 현장의 인파가 지난 23일부터 보이기 시작해 27일까지 계속 현장에 출몰했다. VOA는 지난 한 달 동안 평양 날씨가 좋지 않아 관측이 쉽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현장 인파의 이동은 더욱 빈번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VOA 보도를 자세히 보면, 23일 위성사진에는 인파 무리가 곳곳에 흩어져, 이동하거나 땅을 고른 흔적이 확인됐다. 24일에는 병력으로 추정되는 점들이 20여개가 포착됐고, 이들이 행진을 벌이는 모습으로 추정할 수 있는 흔적도 관측됐다고 전했다. 열병식 때는 병력이 사각형 형태로 각을 지어서 움직이는 데 현재로는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열병식 초기 준비 단계일 가능성이 있다고 VOA는 분석했다.

 

열병식 준비를 위한 분명한 신호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우리 군 당국도 일단 열병식 준비 동향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군은 북한군의 열병식 준비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과거 열병식 때도 한 달여전부터 비슷한 모습이 훈련장에서 포착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열병식 준비 단계로 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김일성 광장을 본뜬 훈련장에서 병력이 소수로 등장해서 준비 단계를 거친 뒤 점점 병력이 늘어나고 열병식에 참여할 전차와 차량, 무기들도 속속 등장하는 형태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특히 4월엔 15일은 김일성 생일인 태양절

 

이 있고, 조선인민혁명군 창건일이 25일이다. 북한이 과거 종종 열병식을 개최했던 기념일이기도 하다. 

 

지난해 북한은 모두 세 차례 열병식을 개최했다. VOA는 세 차례 열병식에 앞서서도 훈련장에서 북한군 병력이 몇달 전부터 지속해서 보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지난해 2월 8일 조선인민군 창건일, 즉 건군절 75주년을 맞아 심야 열병식을 개최했다. 이어 7월 27일 전승절에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참관한 가운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최신 무인기, 핵 어뢰 등을 선보이며 열병식을 실시했다. 9월 9일 정권 수립 75주년을 맞아서도 열병식을 열었다. 


이우승 기자 ws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