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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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말실수·넘어지는 영상 게시… 트럼프의 도 넘은 SNS 조롱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경쟁자인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말실수, 넘어지는 모습 등의 영상을 모아 공격하는가 하면 바이든 대통령의 납치를 연상시키는 이미지가 포함된 동영상까지 게시했다. 

 

사진=로이터·AFP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자신이 만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비뚤어진 조 바이든’이라는 제목의 5분 분량의 동영상을 게시했다. 해당 영상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연설이나 기자회견 도중 단어가 생각이 안나 머뭇거리거나, 말실수로 말을 더듬는 모습 등이 담겼다. 예를 들면 바이든 대통령이 2월 기자회견에서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에 대해 말하려다가 ‘하마스’란 단어를 떠올리지 못해 “단어를 좀 골라야겠다”고 말하며 한참을 머뭇거리는 영상을 포함해 말을 심하게 더듬거나 연설 도중 다음 단어를 말하지 못하고 한참 동안 머뭇거리는 영상들이 이어진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선거유세에서 문장을 일부러 더듬어 말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을 조롱하고 있기도 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서전 등에서 어린 시절부터 심하게 말을 더듬었다고 밝힌 바 있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인신공격을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9일에는 ‘바이든의 발을 헛디딘 횟수’라는 20초짜리 영상을 올렸다. 바이든 대통령이 연단에 오르다 계단에 걸려 비틀거리고, 전용기에 오르다 넘어진 영상, 자전거를 타다 넘어지거나, 무대 장치에 걸려 넘어지는 모습을 짜깁기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비틀거리거나 넘어질 때마다 영상 상단의 숫자가 올라가는 식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리스크를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8일에는 바이든 대통령과 질 바이든 여사가 어깨동무를 하고 이민자들이 국경을 넘어오는 것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합성 영상을 올렸다. 바이든 대통령이 1987년 자신이 시러큐스대 로스쿨에서 장학금을 받았다고 밝혔다가 이후 성적이 낮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기억이 부정확했다’고 인정했던 당시 뉴스 영상을 편집해 게시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2020년 대선에 출마했을 당시에도 논란이 됐던 사안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영상은 바이든이 얼마나 거짓말쟁이인지 폭로한다’는 제목을 달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SNS에는 도로를 달리는 픽업트럭을 촬영한 영상도 게시됐는데, 차 뒤편에 바이든 대통령을 묘사한 것으로 보이는 남성이 결박당한 채 누워있는 이미지가 붙어있어 논란이 일었다. 영상에는 ‘28일 뉴욕주 롱아일랜드’라는 시간, 장소 설명이 붙였다. 그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교통단속 도중 총격을 받고 사망한 뉴욕 경찰관의 유족을 찾아 위로하고 법질서 강화를 강조한 날이다. 바이든 캠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 폭력 조장 성향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성추문 입막음’ 형사사건을 담당하는 후안 머천 판사의 딸이 적대적 정치세력이라며 실명을 공개하고 비방하는 글을 올렸다가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워싱턴연방법원에 재직 중인 래지 월튼 판사는 29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누군가가 판사에 대해 논평하는 것은 매우 당혹스러운 일”이라며 “그런 논평이 위협의 형태를 띠고, 특히 판사 가족을 향할 때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