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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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5명 사망한 문제의 ‘홍국’…빵·과자에도 들어간 이유는? [미드나잇 이슈]

누룩곰팡이로 발효시켜…콜레스테롤 개선 기능
각종 식품에 붉은 색소 대신…한국서도 널리 쓰여
문제 제품서 ‘푸베룰린산’ 발견…인과관계는 ‘아직’

최근 일본에서 홍국(붉은 누룩)이 함유된 특정 제약사의 건강보조제를 먹고 5명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한국에도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해당 건강기능식품이 국내로 수입되지는 않지만, 소비자들의 해외 직구를 통해 같은 원료를 쓴 제품이 국내에 반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의 홍국 원료를 사용한 제품 중에는 과자, 빵, 떡, 소면 등 일반식품도 많은데, 이는 붉은빛을 띠는 홍국을 색소 대신 사용한 경우로 추정된다.

 

사진=식약처 제공

한국 식약처는 일본 후생노동성이 고바야시제약의 홍국 원료를 사용해 자진회수 중인 제품 목록을 공개한 데 따라 이를 식약처 ‘식품안전나라’ 홈페이지에 바로 업데이트하고 있다고 31일 밝혔다.

 

소비자들은 식품안전나라 홈페이지의 ‘위해·예방’ 섹션의 ‘해외직구 정보→해외직구식품 안전정보’ 항목과 ‘해외직구식품 올바로→안전정보’ 항목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일본 정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29일 오후 9시 30분 기준 일본에서는 ‘낫토키나제 사라사라 골드 40정’ 등 고바야시제약 판매 제품뿐 아니라 이 회사의 붉은 누룩 원료를 쓴 타사 제품 등 모두 68개 업체 182개 홍국 관련 제품이 회수되고 있다.

 

목록을 보면 홍국이 각종 식품에 얼마나 광범위하게 사용됐는지 알 수 있다. 

 

고바야시제약의 홍국 원료를 사용해 리콜 중인 찹쌀떡.

내장지방을 줄여주는 다이어트 보조제, 어린이 비타민 등 건강기능식품은 물론 오징어젓갈, 두부, 된장, 식초, 간장, 떡, 과자, 빵, 사케, 도라야키, 찐빵, 만두, 소면, 햄 등 다양하다.

 

홍국은 쌀을 누룩곰팡이로 발효시켜 만든 붉은색 쌀로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품에 붉은색을 내야 할 때 색소 대신 쓰이는 경우가 많고, 한국에서도 베이킹 재료로 널리 사용된다.

 

식약처는 고바야시제약 홍국 원료를 사용한 제품이 국내에 수입되지 않았음을 모두 확인했고, 이후 추가되는 제품에 대해서도 계속 국내 반입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일본에서 강제회수 명령이 내려진 고바야시제약 건강기능식품 5개 제품에 대해서는 관세청과 함께 수입 통관 과정에서 차단되도록 했으며, 그 외 이 회사의 홍국 원료 사용을 이유로 일본에서 자진회수 중인 다른 제품에 대해서도 통관 단계 검사를 강화하고 국내 플랫폼 기업들과 협력해 판매 글이 게시되지 않도록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고바야시제약의 홍국 원료가 함유돼 회수에 들어간 쌀 음료.
하트 모양 소면. 고바야시제약의 홍국 원료를 사용해 회수에 들어갔다.

아울러 식약처는 일본에서 붉은 누룩을 원료로 하는 식품을 수입하는 경우 해당 제품이 고바야시제약에서 제조한 원료를 사용하지 않았음을 수입자가 증명하도록 조치했다.

 

최근 일본에서는 고바야시제약의 ‘홍국 콜레스테롤 헬프’를 섭취한 뒤 신장 질환 등으로 사망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현재까지 5명이 사망했고, 114명이 입원한 것으로 파악됐다. 병원에 다니거나 통원 치료하는 소비자도 68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에서도 한 70대 여성이 고바야시제약의 홍국 원료로 제조한 대만업체의 건강보조제를 섭취하던 중 지난해 3월 급성 신부전 진단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해당 제품에서 푸른곰팡이에서 발생하는 푸베룰린산이 발견됐다고 밝혔으나 이 물질이 어떤 이유로 제품에 들어갔는지, 사고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고바야시제약은 지난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큰 불안과 심각한 사회문제를 초래한 데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