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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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값 18개월 만에 반등… ‘집값 바닥론’ 고개?

신생아 특례대출 시행 등 영향
부동산 PF發 위기설도 여전해
기준금리 인하 당분간 어려워
“아직은 바닥 다지기” 분석 우세

서울 아파트값이 18개월 만에 반등 전환하고 거래가 늘면서 ‘집값 바닥론’이 슬슬 고개를 들고 있다. 일부 지역·가격대에 한정된 흐름이고 시장에 퍼져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발(發) 4월 위기설’이 여전한 상황이어서 아직은 ‘바닥 다지기’로 보는 게 맞는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무엇보다 주택 거래와 집값 변동을 막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인 기준금리 인하가 조만간 이뤄질 가능성이 없어 그전까지는 일정 수준 내 박스권 혼조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사진=뉴스1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28일 발표한 3월 4주(25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1% 상승했다. 지난해 11월 4주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던 흐름이 18주 만에 반전한 것이다. 서울 자치구 중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등 8곳을 제외한 모든 구에서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거나 보합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는 본격적인 상승 전환이라기보단 특례대출 상품 출시와 45주 연속 상승 중인 전세가격이 밀어 올린 효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지난 1월 말 연 1%대 초저금리의 신생아 특례대출이 시행됐다. 또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 상품 출시 이후 현재까지 주택구입자금 용도로 총 1만3000여건(약 3조5000억원)의 대출이 신청됐고, 이 가운데 신규 주택구입용 대출은 4100건(약 1조2600억원)으로 집계됐다. 2월 전체 주택 거래량 중 9.4%에 해당하는 양이다.

가장 큰 변수는 기준금리 인하가 언제 이뤄지느냐다. 한국의 기준금리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선행지표 격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는 빨라야 6월로 점쳐지고 있다. 따라서 만일 시장 예측대로 연준이 6월부터 금리인하에 돌입하고 한국은행이 바로 같은 결정을 하려 한다 해도 직후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는 7월에야 가능하다.

시장 전망치에 근접해가는 미국과 신선식품 중심으로 폭등 중인 한국의 물가 상황이 완전 딴판이라는 것도 한은 기준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월22일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리 동결이 결정된 직후 “물가가 지금 굉장히 ‘울퉁불퉁’한 길을 내려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부분 금통위원은 아직 금리인하 논의를 시기상조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부동산 PF 부실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고,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도 도입돼 시장이 급반등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당분간은 거래가 크게 늘지 않으면서 매도자와 매수자 간 힘겨루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채명준 기자 MIJustic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