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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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산실 ‘남양연구소’…영하 40도·영상 60도 극한서 성능시험 ‘척척’

세계 최대 ‘풍동실’서 주행 테스트
로봇·각종 장비 갖춰 철저한 평가
월드카어워즈 3연속 수상 ‘비결’
전기차 최적 배터리 개발도 추진

2022년 현대차 아이오닉5, 2023년 아이오닉6에 이어 올해 기아 EV9까지 현대차그룹 전기차(EV)들이 ‘월드카 어워즈’에서 3연속 세계 올해의 자동차로 선정됐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들이 이처럼 세계서 기술력을 인정받는 배경에는 연구개발 핵심 기지 ‘남양기술연구소’가 있다.

1995년 경기 화성시 남양읍에 세워진 남양연구소는 신차와 신기술 개발은 물론 디자인과 설계, 평가 등 차를 만드는 데 필요한 모든 시설을 한데 모은 현대차그룹 전기차 기술력의 산실이다. 지난 27일 남양연구소를 찾았다.

 

지난 27일 경기 화성시 현대차·기아 남양기술연구소의 상용환경풍동실에서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 전면에 하얀 가스를 분사시켜 차량 주변의 공기 흐름을 확인하는 유동 가시화 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우선 살펴본 곳은 기초소재연구센터 ‘배터리 분석실’이었다.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를 분석해 세부 구성 물질을 연구하는 곳이다. 배터리는 전기차 주행거리와 충전속도 등 핵심 성능을 결정하고, 가격에도 가장 큰 영향을 주는 핵심 부품이다.

배터리 소재 기술에 공을 들이는 건 이 기술이 차세대 배터리 개발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배터리 소재의 특성을 이해하고 개선하면서 상품 경쟁력을 만들 미세한 격차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제조사로부터 납품받은 배터리를 탑재만 하는 현대차그룹이 자사 전기차에 최적화된 배터리를 만들어내고 중장기적으로는 차세대 배터리의 자체 생산까지 내다보는 전략을 읽을 수 있었다.

전기차가 양산되기 전까지 성능과 품질을 개선하는 전동화시험센터 내 ‘전기차 동력계 시험실’로 이동했다. 핵심 구동계인 모터와 인버터 등 성능을 사전 개발하고, 실차 효율을 평가해 전기차가 최적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곳이다.

남양연구소 내 상용차 연구 시설인 ‘상용시스템시험동’은 1만4515㎡(4391평)의 널찍한 공간에 상용차 개발·평가에 필요한 300여가지 시험을 할 수 있는 55대의 장비를 갖춘 곳이다. 특히 로봇시험실에서는 로봇 팔이 쏠라티 미니버스의 문을 일정한 강도로 열고 닫기를 반복하면서 부품의 내구성을 시험하는 테스트에 한창이었다. 이 같은 내구성 평가는 짧게는 24시간에서 길게는 몇 달간 계속된다는 설명이 뛰따랐다.

마지막으로 살펴본 상용환경풍동실은 상용차의 주행 종합시험이 이뤄지는 공간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풍동실 규모는 길이 20, 너비 10, 높이 6.6로 세계 최대 규모”라며 “길이가 18에 달하는 전기 굴절버스와 높이 4의 이층 버스도 이곳에서 시험할 수 있다”고 전했다. 풍동실의 실내 온도는 영하 40도부터 영상 60도, 습도는 5%부터 95%까지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어 세계 곳곳의 극한 성능 시험에 대비할 수 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화성=김선영 기자 007@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