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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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조사단체 “러, IS 테러 전에 위협 인지”

“공격 며칠 앞두고 경고 받았다”
러 당국 사전파악 지적 또 나와

러시아 당국이 모스크바 테러 공격이 발생하기 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아프가니스탄 지부인 이슬람국가 호라산(ISIS-K)의 위협에 대해 알고 있었다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가 나왔다.

 

30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도시에어 센터는 보고서를 내고 러시아 크레믈궁 보안국이 모스크바 콘서트홀에서 테러공격이 발생하기 며칠 전 ISIS-K의 위협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무차별 총격 테러와 대형 화재가 발생한 러시아 모스크바 북서부 스로커스 시티홀. 타스연합뉴스

도시에어 센터는 석유재벌에서 크레믈궁 평론가로 변신한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의 지원을 받는 러시아 조사 단체다. 센터는 과거에도 러시아 정부 내부에서 유출된 정보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내용을 공개했다.

 

보고서는 러시아 소식통을 인용해 크레믈궁 보안국 위원들이 테러공격 며칠 전 “타지키스탄 시민들이 러시아 영토에서 테러공격에 이용될 수 있다”는 경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테러공격이 발생하기 전에도 정보기관과 가까운 소식통이 도시에어 센터에 이에 대해 말했다”고 덧붙였다. 크레믈궁은 보고서에 대한 CNN의 논평 요청에 응답을 내놓지 않았다.

테러희생자 추모콘서트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 테러를 추모하기 위해 30일(현지시간) 크로커스 시티홀에서 열린 추모 콘서트에서 희생자들의 사진이 벽에 영사되고 있다. 크라스노고르스크=타스연합뉴스

러시아 정부가 테러공격을 사전에 전달받았음에도 참사를 막지 못했다는 지적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2일 에이드리언 왓슨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테러가 발생한 뒤 기자들에게 “미국 정부는 이달 초 모스크바에서 콘서트장을 포함해 대형 모임을 대상으로 하는 테러리스트 공격 계획에 관한 정보를 입수했다”며 “‘경고 의무’에 관한 정책에 따라 러시아 당국에도 이 정보를 공유했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 7일엔 주러 미국대사관이 러시아에 있는 미국인을 대상으로 혼잡한 장소를 피하라는 테러 경고를 보냈으나 푸틴 대통령은 19일 미국의 경고에 대해 “이런 노골적인 협박은 러시아 사회를 불안정하게 흔들고 위협하려는 도발”이라고 공개 비난했다. 테러는 그로부터 사흘 뒤 발생했다.


이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