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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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KTX, 10억5000만명 싣고 달렸다

1일 개통 20주년

속도혁명… 전국 반나절 생활권
지역 간 교류·경제성장 가속화

하루평균 이용 23만명… 초기 3배
누적 운행거리 6억4581만㎞
지구둘레 1만6150바퀴 돈 셈
중장거리 이동 고속철로 재편

상반기 320㎞/h속도 열차 도입

‘누적 이용객 10억5000만명. 하루 평균 운행횟수 369회. 총 운행거리 6억4581만㎞.’

 

이는 2004년 4월 1일 첫 운행을 시작한 고속철도(KTX)가 20년간 달리고 남긴 기록이다. 20년 사이 이용객과 운행횟수 모두 3배 전후로 늘어난 수치다.

“덕분에 무사히 도착” KTX 개통 20주년을 하루 앞둔 31일 오전 서울역에 도착한 KTX 승객들이 승강장에서 다음 목적지로 이동하고 있다. 2004년 4월 1일 국내에 선보인 KTX 누적 이용객은 개통 20년을 맞는 1일 기준 10억5000만명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31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KTX가 국내에 속도 혁명을 일으키며 교통뿐 아니라 경제와 사회 전반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하며 일상과 문화를 바꿨다.

 

KTX 운행이 시작되며 우리나라 간선철도망의 최고속도는 300㎞로 두 배 증가했다. 시간과 공간의 경계가 허물어지며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으로 묶였다. 지역 간 교류와 경제성장을 가속하는 데도 역할을 했다.

 

2004년 개통 첫해 경부·호남 2개 노선 20개 역에만 다니던 KTX는 2024년 현재 전국 8개 노선 69개 역에서 이용할 수 있다. 하루 평균 운행횟수는 토요일 기준 142회에서 369회로 증가했다.

 

KTX 운행 범위와 횟수가 확대되면서 국내 중장거리 이동은 점차 고속철도 중심으로 재편됐다. 수도권∼대구 구간의 철도 수송분담률은 2003년 12%에 불과했지만, 2012년 60%로 성장했다.

 

KTX는 지역 간 통행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 심리적 거리를 좁혔다. 서울에서 아침을 먹고 KTX를 타면 부산(2시간 23분), 전남 목포(2시간 27분), 강원 강릉(1시간 49분), 경북 안동(2시간 28분) 등 국내 어디든 점심식사 전에 도착할 수 있는 시간이다. 국토교통부는 KTX로 단축된 시간가치를 1년에 약 2조6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이용객 수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하루 평균 이용객은 23만명으로 개통 초기 7만명보다 3배 이상 늘었다. 연간 이용객은 개통 첫해 2000만명에서 지난해 8400만명을 돌파했고, 올해 89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KTX가 달려온 누적 운행거리는 6억4581만㎞다. 지구 둘레를 4만㎞로 환산할 경우 지구를 1만6150바퀴 도는 것과 같다. KTX를 이용한 승객의 누적 이동거리는 2634억㎞이다.

 

올 상반기에는 더욱 빠른 고속열차인 ‘EMU-320’이 운행을 시작한다. 이 열차는 동력분산식 차세대 친환경 고속열차로, KTX 중 가장 빠른 영업속도인 320㎞/h로 달릴 수 있다. 올 상반기 2대를 시작으로 2028년까지 순차적으로 총 19대가 도입된다.

 

EMU-320 좌석 수는 총 515석으로, 3세대 KTX인 ‘KTX-이음’ 대비 수송효율이 약 35% 더 높다. 두 대를 연결해 복합열차로 운행할 경우 좌석은 국내 고속열차 최대인 1030석으로 늘어난다.

2024년 상반기에 운행되는 새로운 동력분산식 고속열차 EMU-320. 코레일 제공

코레일 관계자는 “KTX는 단순한 열차 이름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대표 브랜드이자 속도와 빠름의 대명사로서,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국민의 삶에 너무나 당연한 공기와 같은 존재가 됐다”며 “이용객 편의를 높이는 새로운 제도와 디지털 기반의 서비스 혁신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교통혁명 사례로 꼽히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수서∼동탄 노선 개통 첫날인 전날 하루 동안 총 1만8949명이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국토부가 이날 밝혔다. 이는 국토부가 예상한 주말 수요 1만6788명의 113%에 해당하는 수치다. 평일 예상 수요(2만1523명)에는 12%가량 못 미쳤다. 가장 많은 승객이 승하차한 역은 동탄역(승차 8491명, 하차 8539명)이었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전날 오전 5시 30분 동탄역에서 시민들과 함께 첫차에 탑승하며 GTX의 개통을 기념했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