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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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교수들 "1일부터 외래진료·수술 축소" [오늘의 정책 이슈]

개원의들 ‘주40시간 준법진료’도 1일부터 확산

지난 25일부터 대학별로 사직 의사를 밝혀온 의대 교수들이 1일부터 외래진료와 수술을 축소한다. ‘주40시간 준법 진료’에 나서는 개원의들도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는 전공의 근무지 이탈이 장기화하고, 의대 교수들이 4월부터 ‘주 52시간’으로 진료를 축소 운영하기로 공언한 상황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비상진료체계를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임현택 제42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뉴시스

◆“1일부터 개원의 준법진료 확산”

 

대한의사협회(의협)는 31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전국 16개 시도 회장단 회의와 비대위 회의를 잇따라 열고 운영진 개편에 나섰다. 김성근 의협 비대위 부대변인은 회의 후 “(내일부터) 개원의들이 주 40시간 준법 진료를 시작하는 것으로 오늘 결론내렸다”며 “개원의협회가 이전에 (준법 진료를) 발표한 바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고 있는 분들도 많다. 자연스럽게 확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 의협 회장으로 선출된 임현택 당선인이 정부와의 대화 조건으로 ‘의대 정원 500∼1000명 감축’과 ‘복지부 장·차관 파면’을 언급한 데 대해선 “차기 의협회장으로서 한 말”이라며 “(정부와의 협상은) 비대위에서 결정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비대위는 초지일관 원점에서 재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면서 “임상 의사를 포함한 많은 전문가들이 참여해 의대 정원에 대한 과학적 논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사들이 한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지적에 대해선 “(의협은) 통일된 대화 창구가 아니라 대표적인 대화 창구”라며 “교수들, 전공의, 공중보건의 등 모든 직역이 포함돼있다. 오히려 상대방 쪽에서 갈라치기하는 것 같아 신경쓰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의 외래 창구가 환자들로 붐비고 있다. 뉴시스

◆의대교수들 1일부터 외래진료·수술 축소

 

전국 20대 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남아있는 교수 인력의 체력 소진으로 외래진료와 수술 등 일정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교수들은 현재 주 60∼98시간 업무를 하고 있으며, 이런 상황이 이어진다면 번아웃으로 환자 진료 자체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방재승 의대교수 비대위원장은 30일 기자회견에서 “4월1일부터 24시간 연속근무 후 익일 주간업무는 ‘오프’(중단)하는데 동의했다. 이 근무 조건에 맞춰 중증, 응급환자 진료를 위해 외래와 수술을 조정하기로 했다”며 “국민 불편이 커져 송구하지만 환자와 의료진 안전을 위해 필수적인 조치”라고 말했다. 그는 “의대 교수들은 마지막으로 집단 사직서를 제출해 파국을 막고자 했다”며 “의료공백이 장기회하면서 피로가 누적돼 환자 안전이 위협받는 심각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유효 휴학계, 1만명 넘어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응급·중증환자의 진료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응급실과 중환자실 운영상황을 보다 면밀히 점검하고, 1차(2월19일), 2차(2월28일) 비상진료대책에 이어 보다 강화된 제3차 비상진료대책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조 장관은 “정부가 2025년도 예산 중점 투자 방향으로 의료개혁 4대 과제 이행을 위한 5대 핵심과제를 제시하고 의료계에 대화에 참여할 것을 제안했음에도 응하지 않고 있어 안타깝다”며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의대 증원에 반발해 ‘유효’ 휴학계를 제출한 의대생은 이날 1만명을 넘었다. 교육부에 따르면 29∼30일 전국 40개 의대에서 유효 휴학을 신청한 학생은 7개교 256명으로, 누적 유효 휴학 신청 건수는 1만242건을 기록했다.


정재영·조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