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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개헌 저지해달라”…이재명 “악어의 눈물, 이번에 속으면 안된다” [총선 말말말]

정치인의 철학, 정당의 지향점은 그들의 메시지에서 나온다. 특히 선거는 말의 전쟁이다. 누가, 왜, 이 시점에, 어디서 그런 발언을 했느냐는 선거 판세를 읽는 지표다. 세계일보는 4.10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선거 현장 곳곳에서 쏟아지는 정치인들의 메시지를 정리해 <총선 말말말> 코너로 소개한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31일 경기 성남 분당구 오리역광장에서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중원 윤용근 후보, 한 위원장, 분당을 김은혜 후보.
성남=서상배 선임기자

①한동훈 “개헌 저지해달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3월 마지막 선거운동날인 31일, 수도권 유세를 진행하면서 “개헌을 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성남 유세에서 “이곳 성남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그동안 여러가지 이상한 범죄를 저질러서 망쳤던 곳”이라며 “범죄자들이 법을 지키는 선량한 시민을 지배하는 걸 막기 위해서 국민의힘을 선택해달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여러분 우리와 함께 갑시다. 저흰 이 선거에서 얻을 게 없다. 전 오로지 나라가 잘 되길 바라고, 국민 여러분이 잘 살게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개헌을 저지할 수 있도록 여당에 힘을 실어달라고 호소했다. 한 위원장은 “저 사람들(민주당·조국혁신당)이 말도 안 되는 개헌을, 자유를 떼어낸 민주주의를 만드는 개헌을 저지해주셔야 한다”고 말했다.

 

오후 이천에서도 “여러분, 민주당이 왜 200석을 이야기 하는 거 같나, 단지 윤석열 대통령을 끌어내기 위해서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헌법을 바꾸겠다는 것”이라며 “헌법이 규정하는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에서 자유 빼겠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을 다른 나라로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운데)가 31일 인천 계양구 서운동성당 앞에서 배우 이기영씨(오른쪽)와 함께 선거유세 무대에 올라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인천=뉴시스

②이재명 “악어의 눈물, 이번에 속으면 안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31일 국민의힘을 겨냥해 “악어의 눈물, 이번에 속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유튜브 방송에서 “국민의힘, 정부 이쪽이 이제 읍소 작전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에서) 참패할 것 같다, 이런 소리도 나오는 것 같고 다 엄살”이라며 “분명히 단체로 몰려 나와서 잘못했다, 반성한다 이러면서 큰절하고 그럴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런데 지금까지 수없이 반성한다, 잘못했다 그래 놓고 한 번도 바꾼 일이 없다. 또 다른 대국민 사기 행위”라며 “정말 자존심도 없는 것 같다. 진심도 아니면서 오로지 국민을 속이고 선거에서 표를 얻어보기 위해서 뭔 짓이라도 할 정말 무서운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또 “차라리 주어진 권력으로 부패하거나 뭐 이런 것까지는 나쁜 짓이기는 한데 그렇다 쳐도 국민을 상대로 직접 대놓고 기만 행위하는 것은 정말 용서할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속으면 안 된다. 정말로 다급한 건 우리”라며 “그들이 과반수를 차지하거나 국회 1당이 되거나 이런 순간이 오면 이 나라가 걷잡을 수 없다. 심판은커녕그들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31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롯데백화점 창원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뉴스1

③조국 “눈 떠보니 후진국 만든 한동훈”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31일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후진국’ 발언을 두고 “정치 후진국을 만든 사람은 따로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조 대표는 이날 경남 창원시 성산구 롯데백화점 창원점 앞에서 열린 '검찰독재 조기종식, 창원 시민과 함께' 행사에서 “문재인 정부 시절 눈 떠보니 선진국이라 해서 모두 자부심을 가졌는데 이제는 눈 떠보니 후진국이 됐다”며 “이렇게 만든 정권의 황태자가 그런 말할 자격이 있느냐”고 비판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전날 인천 연수구 지원 유세에서 조 대표를 겨냥해 “자기 이름으로 당을 만들어 사람들을 현혹하고 있다”며 “후진국 중에 그런 나라가 있다. 권력을 잡은 사람들은 자기 가족 범죄를 방어하기 위해 모든 것을 해도 되고, 반대하는 사람들을 탄압하는 나라가 있다. 대한민국은 그런 나라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인요한 국민의미래 선거대책위원장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사전투표 독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④인요한 “국회 가서 일할 기회 달라”

 

인요한 국민의미래 선거대책위원장이 “국민들이 사전 투표와 4월10일 투표에서 기호 4번 달고 있는 국민의미래를 기억해 평범한 사람, 전문가, 비정치인들이 국회 가서 열심히 일할 기회를 주시기를 호소한다”고 밝혔다. 인 위원장은 3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사전투표 독려 기자회견’을 진행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인 위원장은 “국민 여러분께서 정쟁과 다툼을 하는 정치인에 지쳐있다는 것을 (유세) 현장에서 많이 들었다. 저도 느끼고 공감한다”며 “정쟁과 다툼을 극복해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 말 그대로 국민의미래는 '국민의 미래'를 걱정한다. (정쟁하는 국회에) 머물러 있지 않고 우리에게 기회를 주시면 국민의미래 후보들은 그것을 바꿔나갈 것”이라고 했다. 인 위원장은 “우리는 잘못을 많이 했다. 정부도 다 잘한 것은 아니다”라며 “그러나 우리는 잘못을 인정하고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용기가 있다. 국민 여러분, 이것을 꼭 기억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지원·최우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