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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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에 ‘셰셰 대한민국’ 대자보…누가 붙였나 보니

"14억 중국 인민 대한민국 지지"

수도권 대학가에 ‘셰셰(謝謝·고맙다는 뜻) 대한민국’이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중국 관련 ‘셰셰’ 발언을 풍자한 것으로 보인다.

 

신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이하 신전대협)는 1일 이재명 대표의 모교인 중앙대를 비롯해 서울대, 연세대, 서강대, 건국대 등 대학가에 ‘중화인민공화국의 화답문, 셰셰 대한민국’이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붙였다고 밝혔다.

 

1일 대학가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중국에 대한 '셰셰' 발언을 풍자하는 대자보가 나붙었다. 신전대협

신전대협 관계자는 “양안 문제를 방관하여 항해의 자유를 침해 받아도, 대한민국의 반도체 산업의 앞길이 막혀도, 그저 셰셰를 외치는 대한민국에 중국은 감사를 표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 “백두산을 ‘창바이산’으로 바꿔도 침묵으로 일관하심에 셰셰”, “간첩죄 개정을 반대해 중국 간첩 활동의 숨통을 틔워주시는 노고에 셰셰”, “중국 불법 어선이 우리 물고기를 몽땅 쓸어가는 걸 방조해주셔서 셰셰” 등 비꼬는 내용도 있다.

 

해당 대자보는 지난 3월 22일 충남 당진에서 유세중이던 이재명 대표의 ‘셰셰(謝謝·고맙다는 뜻의 중국어)’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충남 유세에서 현 정부의 대(對)중국 외교를 비판하며 “(윤석열 정부가) 왜 중국에 집적거리나. 그냥 ‘셰셰’, 대만에도 ‘셰셰’ 이러면 된다” 면서 두 손을 모아 쥐어 보였다.

 

이후 환구시보 등 중국 매체들은 이 발언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환구시보는 “윤석열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미국 등 서방에 편향된 입장을 갖고 있다고 평가됐다”면서 “이재명이 중국에 대한 윤석열의 부적절한 언사가 감당하기 어려운 외교 악재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중국 매체들은 이 대표의 ‘집적거린다’는 표현을 ‘자오러’로 번역했다. 이 단어는 약자가 강자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을 때 주로 쓰인다.

 

국민의힘에서는 ‘굴종적 인식’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국민의힘은 논평을 통해 “중국을 대하는 굴종적 자세가 그대로 들어 있다”며 “그렇게 머리를 조아려 주면 국익이 좋아지는 게 있나. 무시해도 된다는 신호를 주는 것 아니냐”고 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