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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파스 붙였다가 ‘화상·홍반·색소침착’ 피해...제조사 “고객께 죄송”

피해자 6~1년간 치료 필요 진단
국내 한 제약사서 만든 파스를 붙인 뒤 ‘화상’을 입은 제보자 발목 사진, 사진=제보자 제공

 

국내 한 제약사서 만든 파스를 사용했다가 화상·홍반·색소침착 피해를 입었다는 제보가 나왔다.

 

제보자 A씨는 “완치를 위해 최장 1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린다는 진단을 받았다”면서 “그런데도 제약사 측은 괜찮냐는 빈말조차 하지 않았다”고 울분을 토했다.

 

1일 세계일보 취재에 따르면 그는 편의점 등에서 유통되는 ‘의약외품 파스’ 사용 후 부작용이 발생했다.

 

A씨는 “지난 2월 말쯤 파스를 발목 부분에 붙였다가 살이 타들어 가는 뜨거움을 느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고 토로했다.

 

A씨가 붙인 파스는 발열이 생기는 파스였는데, 그는 지금까지 파스를 사용해 왔지만 화상을 입을 줄은 몰랐다고 했다.

 

하지만 이는 A씨가 잘못 생각한 것이었다.

 

A씨는 파스를 붙인 자리가 빨갛게 변하더니 급기야 물집이 생기고 피부가 마치 멍든 것처럼 까맣게 변하는 ‘색소침착’ 현상이 발생했다.

 

‘색소침착’은 피부가 멜라닌 세포 증가로 인해 색이 갈색이나 검은색 등으로 변하는 현상을 말한다.

 

예상치 못한 일에 두려움을 느낀 A씨는 다음 날 병원을 찾아 치료받은 뒤 지난 27일 △발목 및 발의 2도 화상을 시작으로 △열성 홍반(열성 피부염) △염증 후 과다색소 침착 진단을 받았다.

 

문제는 염증 후 발생한 과다색소 침착으로 최소 6개월에서 길게는 1년간의 치료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국내 한 제약사서 만든 파스를 붙인 뒤 ‘화상’을 입은 제보자 발목 사진, 그는 발목 및 발의 2도 화상을 시작으로 △열성 홍반(열성 피부염) △염증 후 과다색소 침착 진단을 받았다. 사진=제보자 제공
진단서. 사진=제보자 제공
진단서. 사진=제보자 제공

A씨는 “파스를 사용하다 피해를 입었지만 회사는 고객에게 괜찮은지 단 한 번도 묻지 않았다”면서 “코로나 사태로 가정이 어려워 ‘투잡’을 하고 있어 한번 가면 1시간 넘게 기다려야 하는 치료가 부담된다. 사고 발생 1달이 지났지만 다친 부분에 지금도 흉터가 남아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제약사 측은 단순히 ‘병원비 줄 테니 치료받아라’라는 식으로 일관해 더 화가 치민다”며 “직장인이라면 일하는 도중 시간 내 병원 가는 일이 얼마나 눈치 보이고 힘든 일인지 알 것이다. 연차를 사용하는 것도 한계가 따른다. 생계를 위해 일을 쉬지 못하는 현실이 버겁기까지 하다”고 하소연했다.

 

A씨는 최장 1년간 통원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그때마다 일을 빠져야 하고 휴가 사용도 자유롭지 못해 제때 치료를 받기 힘든 상황이다. 치료를 위해 병원을 가는 시간부터 기다리고 치료받기까지 직장인에겐 적지 않은 부담인 것이다.

 

더구나 가족의 생계를 위해 퇴근 후 다른 일까지 해야 하는 A씨로서는 일을 일부 포기하기도 치료받기에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문제에 대해 제약사 관계자는 이날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먼저 피해를 입은 고객분께 죄송하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파스 사용의 부작용은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어 명확한 이유는 설명하기 힘들다”면서 “예컨대 따끔거리거나 일반적인 사용감이 아닐 때 즉시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비자 편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