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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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원 금딸기’ 中알리에 환호?…10명 중 8명 “불만 있거나 피해 경험”

'배송 지연' 59.5%
알리익스프레스

국내 소비자들이 저렴한 가격 등을 이유로 중국 온라인 쇼핑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지만 10명 중 8명은 이용에 불만이 있거나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1일 뉴스1과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달 15~19일 최근 1년 내에 중국 온라인 쇼핑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에서 구매 경험이 있는 성인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0.9%가 이용에 불만이 있거나 피해를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불만이나 피해 경험이 없다'는 응답은 19.1%에 그쳤다.

 

세부 불만 및 피해사항으로는 '배송 지연'이 59.5%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낮은 품질'(49.6%), '제품 불량'(36.6%), '과대 광고'(33.5%), 'AS 지연'(28.8%), '배송 오류'(21.4%) 등이 뒤를 이었다.

 

소비자의 56.4%는 불만이나 피해 사항이 있을 경우 온라인쇼핑 플랫폼에 해결 요청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는다'는 응답 비율도 39.9%에 달했다. '국내 소비자 보호기관 등에 상담한다'는 응답은 7.9%에 그쳤다.

 

별다른 대처를 하지 않는 이유로는 '피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고려하고 구매했기 때문'이 56.6%였다. '절차가 까다로울 것 같아서'도 54.3%였다. '구매 가격이 낮아 대응에 득보다 실이 많다'는 42.6%, '충분한 대응을 기대하기 어려워서'는 35.3%로 집계됐다.

 

소비자들은 피해 예방이나 해결책으로 '국가간 소비자 피해 해결을 위한 공조 협력시스템 구축·강화'(56.9%), '피해 사례 정보 제공'(49.5%) 등을 꼽았다.

 

이처럼 불만 및 피해사항에 있음에도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93.1%) 등을 이유로 중국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한 제품을 구입할 수 있어서', '득템(좋은 물건을 얻음)하는 재미가 있어서'도 각각 43.5%, 33.8%였다.

 

국내 동일·유사 제품의 중국 플랫폼 가격이 반값 이하라는 응답 비율은 76.4%에 달했다. 구매 빈도는 월 1회가 58.9%로 가장 많았다. 2회는 19.5%, 3~4회는 15.5%로 조사됐다. 1회 이용 시 평균 지출액은 4만 2000원이다.

 

주요 구매 품목은 생활용품(53.8%), 의류(40.1%), 스포츠‧레저(33.1%), 가방지갑 및 잡화(32.8%), 컴퓨터 및 주변기기(27.4%), 가전‧전자‧통신기기(25.9%), 신발류(14.4%)였다.

 

응답자의 56.6%는 향후에도 중국 온라인 쇼핑 플랫폼 이용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의향 없음'은 6.4%에 불과했다.

 

한편 알리가 '1000원 금딸기'에 이어 '500원 공산품'을 선보이며 '극초저가' 전략을 더욱 강화했다. 회원 가입은 했지만, 구매를 망설이는 신규 회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막대한 자본력을 동원한 '헐값 공세'에 돌입한 것이다.

 

뉴스1과 업계에 따르면 알리는 1000원대 상품을 취급하는 '천원마트' 코너에서 신규 회원을 대상으로 생활용품, 휴대폰 액세서리, 가전, 패션 잡화 등을 3개 15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상품 1개당 500원꼴로, 앞서 1000억 페스타 '특별 타임 세일'에서 선보인 '1000원'에서 절반을 낮춘 가격이다. 1000원 페스타는 1000억 원 상당의 쇼핑 보조금을 지원하는 세일 행사다.

 

애초에 저렴한 상품들도 있지만, 1만 원대 수준인 마우스, 소형 가습기, 무선 충전기, 가방, 차량용 청소기 등을 500원에 선보이며 신규 회원들의 소비를 유도한다.

 

신규 회원을 겨냥한 '웰컴 혜택' 행사도 함께 진행 중이다.

 

신규 회원에 한해 최대 95%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일부 '추천 신상품'은 '신규 회원 전용 혜택가'라며 13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알리의 이번 행보는 초저가를 넘어선 '극초저가' 전략이 한국 시장에서 통하고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입점·판매 수수료 무료, 무료 배송·교환 정책에 대규모의 물량 및 할인 공세를 쏟아부은 효과가 나타나자,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신규 회원들의 구매 장벽을 낮추기 위한 시도에 나선 것이다.

 

알리는 1000억 페스타 역시 종료 기한을 정해두지 않고 지속할 방침이다.

 

다만 업계에선 알리의 대대적인 할인 공세가 구매를 꺼리는 소비자들의 마음 벽을 단숨에 허물긴 어려울 것이란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초저가였는데도 사지 않는 이유는 품질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가격을 낮춰서 해결될 문제는 아닐 것"이라고 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