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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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미국 국채 금리, 국내 파급 영향 확대… 당분간 지속”

통화 긴축기를 거치면서 우리나라 장기 국고채 금리가 미국 장기 국채금리를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더 강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통화정책 전환(피벗)이 임박하면서 미국 국채금리 영향으로 한국 금리의 변동성도 커질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한국은행이 1일 발표한 ‘최근 글로벌 통화 긴축기 미국 국채금리의 국내 파급 영향 확대’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변동의 상관계수는 2013∼2021년 0.61에서 2022∼2024년 0.94로 뛰어올랐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2022년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를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글로벌 긴축 통화정책이 시작된 이후 미국과 한국 장기 국채금리의 동조화 현상이 더 강화됐다는 것이다.

 

특히 글로벌 통화 긴축기 중 국내 금리에 대한 영향력은 58%로, 장기평균(44%)을 크게 웃돌았다. 주요 35개국 중에서는 호주(70%), 캐나다(67%), 싱가포르(66%), 뉴질랜드(60%)에 이어 5번째로 미국 국채금리의 영향력이 높았다.

 

한은은 미국 국채 금리의 국내 파급력이 커진 주요 원인으로 양국 금융의 연계성 강화를 꼽았다.

 

2019년 이후 한·미 간 금융 연계성이 포트폴리오 투자를 중심으로 높아지면서 금융 경로를 통한 미국 국채금리의 파급이 보다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2022년 세계적으로 고물가 등의 거시 경제 충격이 동시에 나타나 주요국의 물가 여건과 이에 대응한 통화정책, 정책금리가 한 방향으로 움직인 점도 금리 동조화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구병수 한은 채권시장팀 과장은 “미국 국채금리의 파급 영향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이라며 “한국과 미국의 통화정책 전환(피벗) 과정에서 미국 국채금리의 영향으로 국내 장기 국고채 금리가 큰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다만 국내 통화정책이 미국과 차별화될 경우에는 미국 국채금리의 영향력이 다소 축소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미영 기자 mypar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