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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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대통령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나라 페루… 경찰, 문 부수고 들어가

지난 2월 볼루아르테 대통령이 리마에서 연설하는 모습. 리마 로이터=연합뉴스

 

페루의 디나 볼루아르테 대통령이 불법 자산증식과 공직자 재산 미신고 등의 혐의로 내달 검찰에 출석해 대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31일(현지시간) 페루 RPP뉴스와 엘코메르시오에 따르면 디나 볼루아르테(61) 페루 대통령 법률 대리를 맡은 마테오 카스타녜다 변호사는 “검찰이 4월 5일 볼루아르테 대통령에 대한 출석을 요청했다”며 “대통령은 최대한 빨리 자신의 진술을 받아주기를 원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고가의 롤렉스 시계를 포함한 최소 14점의 시계를 착용했으며, 이 시계들의 취득 경위에 대해 알려진 바가 없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올랐다.

 

검찰은 지난 29일 오후 11시 26분부터 3시간 54분 동안 수도 리마에 있는 대통령 자택에서 경찰과 함께 압수수색을 진행해 롤렉스 정품 인증서 등을 확인했으나, 시계 자체의 소재는 확인하지 못했다.

 

페루 대통령실은 검찰의 수사 협조 요청을 거부했다.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이번 압수수색을 자의적이고 불공평하며 모욕적이라고 비판했으나, 검찰은 법원에서 절차에 따라 받은 영장을 집행했다고 강조했다.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페드로 카스티요(54) 전 대통령 탄핵 사태에 반대하는 시위대를 상대로 강압적인 진압을 지시 또는 묵과해 큰 인명피해를 낸 혐의로 이미 검찰 조사를 받고 있었다.

 

현재 그에 대한 국민들의 긍정 평가는 10%대에 불과해, 경우에 따라선 이번 ‘롤렉스 스캔들'로 또다시 페루 정국이 격랑에 휩싸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정부를 이끌며 1만5500솔(sol·562만원 상당)을 월급으로 받았다.

 

페루 중앙은행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이 나라 최저 월급은 1025솔(37만원 상당), 전체 평균 월급은 1607솔(58만원 상당)이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