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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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도 학교 밖 청소년 지원’ 명시됐지만 의지가 관건 [심층기획-파편화된 정책에 학교 밖 청소년 소외]

2024년 2월 개정 법률안에 첫 근거화
교육청 예산 상황별 편차 가능성

현재 학교 밖 청소년 지원 정책의 문제 중 하나는 초·중등교육법 등에 교육감의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대한 근거가 담겨 있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 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처음으로 교육감에 대한 학교 밖 청소년 지원 근거를 명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다만 현재처럼 교육부와 여성가족부로 이원화된 지원 구조에서는 교육감의 의지와 예산 등에 따라 지원에 편차가 있을 수밖에 없다. 현장에서는 교육 당국이 ‘학교 밖 청소년도 교육받을 권리가 있는 존재’란 인식부터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1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현재 시·도교육청은 법적으로는 학교 밖 청소년 지원 의무가 없어서 조례 등을 통해 학교 밖 청소년의 학업 복귀 지원 정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는 사업 확대가 제한적이어서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교육 지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여가부 역시 교육 당국이 아니다 보니 학업 복귀 지원 등 교육적 지원에 한계가 있었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9월 시행 예정인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교육지원 주체에 교육감도 포함하고 있어서 올해 말부터는 교육청의 학교 밖 청소년 지원이 보다 활발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수준까지 지원할지는 여전히 교육청 역량에 달려있다.

 

청소년 지원센터 관계자는 “현재도 교육청마다 지원 편차가 있고, 교육청 예산 상황이나 교육감이 바뀌는 등의 외부 환경에 따라 사업이 흔들리는 경우가 많다”며 “학교 밖 청소년 지원이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 부수적인 일로 여겨지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학생들을 위해 쓸 예산도 없는데 왜 학교를 그만둔 아이들을 지원하냐고 반발하는 목소리가 있어서 교육청이 사업을 활발히 추진하기에 한계가 있다”며 “학교 밖 청소년도 교육 당국의 정책 대상이라는 책임감을 가지고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금까지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대한 교육 당국의 인식이 다소 미흡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법 시행을 계기로 인식도 변할 수 있다고 본다. 부처·기관 협업 기반을 구축하는 등 좀 더 챙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유나 기자